종군위안부 문제 등 역사인식을 둘러싼 일본 자민당의 '교과서 공격'
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자민당은 24일 당내에 교과서문제 소위원회를
설치, 일본의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과거사 기술에 대해 종합적인 재검
토작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26일 발족되는 자민당 교육개혁실시본부의 산하에 설치될 교과서 소
위에서는 "청소년에게 일본인으로서의 확실한 국가의식과 역사관을 심어
줄수 있는 교과서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자민당 소식
통은 전했다. 일본 우익의 표현에 따르면 "일본을 침략국가로 죄악시하
는 '자학 사관'을 시정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자민당 내부에서 제기돼
오던 과거사 미화 시도가 드디어 당의 공식기구로 발전된 양상이다.

물론 보수우익에 의한 교과서 공격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들은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이나 '밝은 국회
의원연맹' 등 의원모임 형태로 세력을 규합, 교과서 시정과 관련한 조직
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태평양전쟁이 침략전쟁이 아닌 자위전쟁이었다고 규정한다. 종
군위안부는 국가가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존재 자체를 부정
하고, 난징(남경) 대학살은 날조라고 주장한다. 지금의 역사교과서는 실
증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도쿄 전범재판 사관'이라며, 교과서를 고칠
것을 요구해왔다.

이런 보수우익의 교과서 공격은 그동안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진보
적 정치세력, 그리고 주변 피해국가의 견제에 의해 그런대로 억제될 수
있었다.

특히 자민당 단독정권 붕괴 후 출범한 호소카와, 무라야마 총리 연립
정권은 침략과 식민지 지배, 종군위안부에 대한 군대 관여 등을 인정해
우익의 불만과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자민당은 96년 10월 총선거에서 승리한 후 97년 당 운영방침
에서 "교과서 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한다"는 공약을 공식 채택해 교과
서 공격의 채비를 갖췄다. 특히 오는 7월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에서 자
민당이 승리, 중-참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자민당 보수우익 세력의 교
과서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일본의 지식인들은 걱정하고 있다.

(동경=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