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내외는 25일 오후 2시10분쯤 자택에서 1백여m 떨
어진 서울 동작구 상도1동 동사무소에 비서관을 보내 전입신고를 마쳤
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5년만에 다시 상도동 주민이 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오전 9시47분쯤 경찰 호위를 받으며 상도동을 출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여기에는 김
용태 전 비서실장과 김기수 비서관 등이 수행했으며, 출발전에는 대문
앞에 나와있던 동네주민 30여명과 악수를 나눴다.
김 전 대통령이 떠난 뒤 주민들은 비서의 안내로 상도동 자택을 방
문해 30여분간 다과를 대접받고 새로 단장한 집 안팎을 둘러봤다. 주민
최설자(56)씨는 "넓은 마당이 줄어들고 방을 늘린 탓에 예전보다 집이
좁아진 느낌"이라며 "탁자나 의자 등 가구도 바뀌지 않고 예전에 쓰던
검소한모습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오전 11시20분 취임식을 마치고 상도동으로 돌아온 김 전 대통령은
장남 은철, 차남 현철씨 부부와 손자, 손녀 등 가족과 함께 점심과 저
녁식사를 했다. 측근들은 "어른께서 '긴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느낌'이
라고 말씀하셨다"며 "당분간 별 계획없이 휴식을 취할 것 같다"고 말했
다.
오후 내내 가족들과 함께 자택에 머문 그는 상도동 시절 매일 조깅
과 산책을 하던 집 뒷편 고구동산에도 오르지 않았다.
한편 오전에는 화훼업자 최광옥(59)씨가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에 '큰
집 지어 무슨 거짓말을 하시려고, 하룻밤 자고 나니 청와대보다 못하던
가요'란글을 써붙이고 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제지를 받기도 했다.
( 김희섭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