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자민련 양당과 거야 한나라당이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
안 처리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총리 서리'체제가 등장할
수 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도, 법적
으로도 모두 판단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박지원 청와대공보수석내정자는 "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등을 생각
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 통과를 당연시했다. 21일 열린 국민회의 간
부간담회는 "서리는 법적인 근거가 없고, 각료제청권이 없다는 측면
에서 논외대상"이라며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김 당선자측의 일부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서리체제를 생
각해볼 수 있다"며 법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
련측에서도 실제 이런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맞물려 법적인 논란도 여전하다. 서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국회동의를 받지 못했으므로 행정조직법상 서리가 되고, 나중에 국회
동의라는 추인절차만 거치면 된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렇게 해석했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은 국회가 열려있는 상태에서 상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한 헌법 규정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일부 의원들도 개인적으로 이런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상정은 됐으나 표결이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인준을 못받은
경우에는 과거의 전례 등을 감안, 서리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민회의 한 고위당직자는 이 경우에도 "총리는 대통령의
임명, 국회 동의라는 두가지 조건을 갖춰야 하므로 동의를 못받으면
총리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리가 각료제청을 할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한곳으로 모아
지지 않고 있다. 할 수 있다면 가령 25일 임시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지 않는 한 김종필 총리서리가 김대중 당선자에게 각료를 제청,
내각을 구성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총리서리만 있고 각료 임명이
안되는 국정공백상태가 될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최종 순간까지 통과가 불확실할 경우 김 당선자가 어떤 판단을 할
지 주목되나 어찌됐든 주장이 다양한 만큼이나 논란도 여러 갈래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구식-최병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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