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정부조직개편안, 노사정 대타협 관련 노동관계 법안,
인사청문회법안 등 이번 임시국회 주요 현안들을 심의할 상임위를
열었으나 어느 한 곳 순항한 곳이 없었다. 이번 임시국회의 회기는
14일까지이다.
● "원점부터 재론하자"…"환영논평할땐 언제냐".
◆환경노동위
노사정 대타협 관련 7개 법안 심의를 위한 10일 오전 환경노동위
원회는 이기호 노동부장관의 5분짜리 인사말이 끝나자 바로 말싸움
에 들어가 하루종일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대타협은 대타협이고 국회는 국회라며 원점부터 재론
하자고 했고, 국민회의는 '지금 그 문제를 따지면 어떻게 하자는 거
냐'고 맞섰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먼저 치고 나왔다. 장관이 인사를 끝내
고 자리에 앉자 "민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안을 거부했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한 쪽 내부 문제고 대타협은 여전히 유
효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 중요한 문제가 내부문제라니"하고 나섰고 가시돋
친 문답이 오갔다. 장관이 계속 당하자 국민회의 조성준 의원이 "장
관은 답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변호한 뒤 "원점서 재론하자는 얘
긴데 곤란하다"고 했다. 이어 시끄러워졌다.
"노사정위는 어떤 법적 근거냐"(김문수), "새정부의 주요 정책인
데 새정부가 하든지 국민회의 자민련 의원입법으로 해야지 왜 보름
만에 물러갈 현정부 입법으로 하느냐"(홍준표), "대타협이란 국민이
마음속으로 타협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제 무효화됐다"(권철현), "민
노총을 참고인으로 부르자"(이신행) 등으로 따졌다.
조성준 의원이 노사정위의 근거를 설명하던 중 '사전 통치적 행
위'라고 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당선자의 초법적월
권행위를 시인하는 것으로 속기록 삭제하라"고 요구해 설전이 벌어
지기도 했다.
국민회의 방용석 의원은 "대타협은 한나라당이 필요성을 인정했
고 공식논평으로 이미 환영했던 것이며 정부는 영속하는 것이고 정
마음에 안들면 거부하면 되지 왜 지금 '법안을 누구 이름으로 내라
말라' 하느냐"고 반박했다. (최구식기자).
● "대통령권한 지나치게 커졌다"…"재경원 개혁 위한것".
◆행정위
10일 국회 행정위에서는 여-야가 각각 별도의 정부조직개편안을
제출한 가운데, 기획예산처와 중앙인사위원회를 대통령 산하에 두도
록 한국민회의안을 둘러싼 논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한나라당 강현욱 의원이 "내각제적 요소가 강한 우리 헌법에서
행정권을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고, 예산과 경
제정책기능을 분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하자, 국민회의
신기남 의원은 "기획예산처 신설은 공룡화된 재경원에 대한 개혁 차
원이며, 자문위원회가 예산기능을 감독하게 되므로 대통령 권한 남
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해봉 김영선 의원은 "작은 정부를 외치면서 큰대통령
을 지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과거 군왕보다 더 막강한 제
왕적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1∼3급 공
무원 인사를 청와대가 독점하면 장관이 일할 수 없다"며 "DJP연합정
권이라지만, 총리를 불신하고 대통령의 권한만 챙기는 것 아니냐"고
은근히 양당의 틈새를 공략했다.
이에 정부조직개편위 심의위원인 국민회의 박상천 의원은 ▲행정
권의 주체는 본질적으로 대통령이므로 위헌소지가 없다 ▲예산심의
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중앙인사위는 고위공무원 인사의
적법성만 심사하므로 반드시 청와대 권한의 비대화가 아니다 ▲대통
령이 경제난을 앞장서타결해야 하는 특수상황이라며, 한나라당 주장
을 일일이 반박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김영진 의원이 나서 "인사예
산 감사(감사원) 기능을 청와대가 모두 가져가는 경우가 어디 있느
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설치법
률안을 제안하며 "인수위가 대통령 취임도 전에 정부를 지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심우영 총무처장관은 양측의 공방에 난처한듯 '침
묵'으로 중립을 지켰고, 자민련 의원들은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
다. (주용중기자).
● 한나라당 당론에 재겅-통신과학기술위 개회 불발.
◆기타 상위
10일 예정됐던 국회 재정경제위와 통신과학기술위는 한나라당의
'추경 심의 불가'라는 당론에 밀려,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재경위는 오전 10시에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 심의와 소득세법 등
예산 부수 법안 등을 다루기로 했으나, 한나라당 소속인 이웅희 위
원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회의 자체를 보이콧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 10여명은 1시간여동안 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기다리다 돌아가야했다. 국민회의 간사인 정세균 의원은
"지난 3일 3당 간사들이 추경심의와 관련 법안을 심의하기로 합의했
는데 ,한나라당이 당론을 내세워 회의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신과학기술위도 오후 2시에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심의에 들어
갈 예정이었으나, 역시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한편 인사청문회법을 다룰 운영위는 과반수 의석을 가진 한나라
당이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3당 간사회의에서 "11일 여-야 총재회담을 지켜보고 다시
논의하자"는데 합의, 전체회의가 열렸다가 곧 산회됐다.(손정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