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애써서 따로 수거한 음식쓰레기가 일반 쓰레기와 합쳐져
매립 또는 소각장으로 향하고 있다. 96년 가을부터 시작된 음식쓰레
기 분리수거가 지방자치단체들의 준비부족으로 헛수고가 되고 있는
것이다.
7일 오전 9시20분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주공아파트 809동 앞. 쓰
레기 운반차량이 수거함 3개가 놓인 주차장 옆 공터로 다가섰다. 쓰
레기차는 일반쓰레기 함을 들어올려 쏟아붓고는 이어 음식쓰레기 수
거함도한 차에 털어넣었다. 흰색 일반쓰레기 봉투와 노란색 음식쓰레
기 전용봉투가 적재함 속에서 함께 뒤섞이면서 터져나온 김치와 계란
껍데기, 양파 껍질 등이 차량에 덕지덕지 붙었다. 과천에서 나오는
하루 15t의 음식쓰레기들은 이처럼 모두 일반쓰레기와 함께 수거되고
있다. 과천시의 하기동 미화1계장은 "음식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시설
이 없어 일반쓰레기와 혼합 수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기를 뺀 음식쓰레기만 따로 모아 '전용 수거함'에 넣어왔던 주
부들은 시 당국이 일반 쓰레기와 뒤섞어 버린다는 것을 알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부 이정연(32)씨는 "쓰레기를 섞어서 버리면 벌금을 무는 줄만
알았다"며 "똑같이 처리할 것이라면 뭣하러 주부들만 고생시키느냐"
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혼합수거는 다른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의 많은
아파트들에는 음식쓰레기를 따로 수거하는 통조차 마련해 놓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아파트 조화옥 부녀회장은 "과거에 있
던 음식쓰레기용 수거함은 아파트 지하실에 있고 주민들은 함 하나에
종류구분없이 쓰레기를 넣는다"고 말했다.
환경부 신현국 폐기물정책과장은 "지자체별로 재활용시설이 마련
되는 2005년까지는 분리처리를 장려사항으로 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