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 있고 숲이 있는 맑은 지구" 환경보호 메시지 함께 ##.
제목/'미스 베어'(Miss Bear)
감독/폴 질러
주연/캐서린 부케
제작/97년 캐나다
개봉/시네 코아 2월7일.
눈덮인 캐나다 로키산맥의 작은 마을, 태고의 자연이 숨쉬는 산마을
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사온 한 가족이 정착한다. 거친 계곡과 험난
하게 솟은 침엽수림이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의 나라에서 7세 소녀 에밀
리는 낯선 학교에 다니게 된다. 어느날 에밀리 앞에 상처 입은 아기곰
이 불쑥 나타난다. 에밀리의 침대 속으로 품을 파고 들어오는 아기곰에
게 에밀리는 언니와 함께 상처를 치료해주고 '마샤'라고 이름을 붙여준
다. 물론 부모님에게는 비밀이다. 하지만 기운을 회복한 아기곰 마샤가
집안을 그냥 두지 않는다.
부엌에 올라가 난장판을 치질 않나 TV를 보며 에어로빅을 따라 하
질 않나. 결국 부모님에게 발각된 마샤는 동물보호소로 쫓겨나갈 위기
에 처한다. 사실 마샤는 밀렵꾼의 마취총에 어미와 헤어져 마을로 쫓겨
내려온 처지다.
엄마곰을 잡아간 밀렵꾼이 마샤를 발견하고 갖은 계략을 꾸미자 부
모님도 에밀리와 한 마음이 된다. 에밀리 가족의 아기곰 보호작전이 펼
쳐진다.
캐나다산 가족영화 '미스 베어'는 모처럼 만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어린이용 영화이다. 내용뿐 아니라 영화 형식도 흔히 보던 디즈니식 어
린이 영화와 아주 다르다 . 할리우드였다면 갖은 기교로 아기곰의 귀여
운 재롱과 아이들의 영웅적 활약에 초점을 맞췄겠지만 '미스 베어'엔
조금도 과장이 없다. 아이들의 마음은 곰을 살리고 싶을 뿐이다. 아빠
는 마치 어미곰이 아기곰을 걱정하듯 딸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곰을 보호하려고 애쓴다.
밀렵꾼도 자식을 키우기 위해 할 수 없이 나쁜 짓을 하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결과는 물론 해피엔딩이다. 밀렵꾼의 자수로 아기곰과 어미
곰은 극적인 해후를 하고 산으로 돌아간다. 에밀리는 헤어지고 싶지 않
지만 마지막으로 손을 저으며 이별 인사를 한다. 숲으로 뛰어가던 마샤
가 뒤돌아보며 손을 흔드는 장면엔 인간과 동물의 교감, 대자연의 섭리
가 자연스레 녹아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그 얼마나 순수한가. 어른들의 잣대를
버리고 아이들의 세계를 만들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 시장
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62년 몬트리올 세계영화제에 어린이 필름 부문이 처음 선보였다. 그
때 영화를 보러왔던 부모들은 "왜 우리 애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는
1년에 한번 뿐인가요?"라며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이
에 내로라 하는 현대영화 거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어린이 영화의 활성
화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름은 존 포
드,장 르노와르, 프리츠 랑 등이었다. 이 모임을 주관한 이는 캐나다
프로듀서 락 데머. '어린이 영화'의 범주를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확대한 락 데머식 가족 영화의 출발이었다.
몬트리올 영화제는 가족영화의 몇가지 법칙을 만들어냈다. 7세에서
13세 아이들이 주인공이어야 하며, 반드시 현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원작 없는 창작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삼는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라이브액션을 고집하고 특수효과도 쓰지 않는다.
가족영화의 뿌리가 디즈니에 있다는 일반적 생각은 할리우드의 문화
침투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백설공주'의 순한 양 만들기에서 '나
홀로 집에'의 개구쟁이 폭력물까지 할리우드 어린이 영화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어른들의 돈벌이 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현실이다.캐
나다의 가족영화가 디즈니의 어린이 영화와 다른 점은 어른의 시각이
아니라 철저히 아이들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락 데머 덕분에 가족영화가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의 하나다. 락 데머가 설립한 라 파트 프로덕션처럼 '미
스베어'를 제작한 르 몽드 엔터테인먼트도 캐나다 가족영화의 전통에
존립기반이 있다.
"아이들이 자라서 대중이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동질감(Identity)
을 느낄 대상을 원한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과 현실을 공유해
야한다.
세계 어디를 다녀봐도 할리우드 영화처럼 선한 자와 악당이 뚜렷이
구별되는 세상은 없다. 아이들이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서 진실되고 인
간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한다. 세상은 흑백이 아니기 때문이다."
락 데머의 주장처럼 '미스 베어'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폴 질러 감독은
"내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내게 아이들이 없었다
면 이 영화는 나올 수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TV시리즈 '하이랜더'에
서 액션 연출을 선보였던 질러 감독이 아이들 영화를 위해 상업적 기교
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깜찍하고 귀여운 에밀리 역의
캐서린 부케는 이 작품을 계기로 '제2의 안나 파킨'이란 호평을 받으며
CF모델의 타깃이 되고 있다. 한편 아빠 역의 에드 버글리 주니어는 실
제로 환경 운동가이기도 하다.
상업영화는 대개 15세에서 30세까지 관객을 타깃으로 삼는다. 그보
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아기곰보다는 웅담이나 곰발바닥을 연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지구에서 더 오래 살아야 할 생명
체들이다. '미스 베어'는 곰도 있고 숲도 있고 공기도 맑은 지구 이야
기가 먼 나라 동화가 아니라 우리 앞에 놓인 현실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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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밀렵
'웅담 보신'…매년 캐나다서만 수만마리 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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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베어'의 무대인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주는 한국 관광객들
도 많이 가는 천연의 수렵지대로 유명하다. 마약 장사만큼 짭짤하다는
야생동물 밀매매의 북미 최대 시장이기도 하다. '미스 베어'의 주인공
'마샤'같은 흑곰이 이 곳엔 10만∼20만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
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정부는 과다한 흑곰 서식을 방지하기 위해
연간 2만2천마리의 사냥을 허용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웅담 보신'에
미친아시아 사냥꾼들이 등장하면서 해마다 흑곰 4만마리가 더 도살당하
고 있다. 이는 흑곰 출생률을 웃도는 수치로, 이대로 방치할 경우 5년
내에 흑곰이 멸종할 것이라고 환경단체들은 분석하고 있다.
밀렵꾼이 웅담 매매 조직에 넘기는 가격은 곰 한마리에 73달러. 이
를 아시아 시장에 팔 때는 4천3백달러를 호가한다. 60배 차익의 장사에
손대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시아계로, 국제적인 판매망을 갖추고 마약에
비해 허술한 세관망을 뚫고 서울의 돈 많은 고객들에게 전달한다는 것
이다.
96년 태국에서 곰 밀도살 혐의 로 한국인 5명이 실형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엔 미국 로스앤젤레스 수렵야생국이 "미국 안에서 적발된 곰 밀
렵꾼의 90%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해 잇달아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지
난해 5월엔 미국 1백여개 환경단체가 "한국이 국제적 곰 보호조약을 위
반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해 무역제재를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뉴
욕타임즈는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불법 거래된 야생 동식물 규모가 무
려 1백억∼2백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했다. 동물보호가 곧 지구
살리기인 시대이다. (이성복 디지틀조선일보 영상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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