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내손으로 내보내나" 한탄 ##.

버스회사의 임원이 정리해고의 악역을 맡게된 처지를 비관, 목숨
을 끊었다. 서울 한성운수 총무담당 상무 조용식(60)씨가 29일 밤 11시
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자신의 집 안방에서 목매 자살했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지만 "남편이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라는데 내
손으로 차마 못하겠다'며 신세한탄을 했다"는 부인(48)의 말에 따라 해
고 문제를 맡게 된 것을 비관, 자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회
사는 기름값폭등과 승객감소로 경영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고
민의 흔적은 조씨의 사무일지 곳곳에 남아 있다. '1월19일 급여완불(원
래급여일은 8일).경유인상 619.89원→708.98원, 회사 전체 5억4천619만
8천192원 추가비용 예상….'.

어려운 여건에서도 직원들을 보살피려 애썼고, 직원들로부터 신망
받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지난 16일 한 여직원이 보낸 편지에는
'요즘 상무님이 너무 피곤해 보이네요. 어제 시장에 갔다가 생각이나서
샀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뻐근하실 때 한 병씩 잡수세요. 상무님 힘내
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노조 관계자들은 조씨가 직원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면서도 회사
사정에 누구보다 정통한 경영진이었다고 전했다. 96년 '경영관리 이론
과 현실 및 과제'라는 노사관계 책을 펴냈던 조씨다. 그는 이 책에서
공생의 원리를 담고 있는 태극의 이념대로 살 수 있다면 모범된 노사관
계를 창조해 경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태극 노사
문화' 이론을 주창했다.

조씨의 열정도 IMF 한파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회사를 살리려면
감원을 해야 하고… 내가 죽일 놈 같다"며 번민을 거듭하다 결국 세상
을 등지고 말았다. (김홍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