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기까지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 문제를 두고 논란을 거듭했다고 한다.

예산과 인사 기능을 대통령 직속으로 한 것은 개편작업 시작 때부터
김대중 당선자측의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한다. 예산실을 총리
직속으로 둔다는 대선공약까지 있었지만, 김 당선자측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대통령 직속은 몰라도, 총리실 소속은 말이 안된다"고 해왔다.

심의위원인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와 실행위원인 이강래 특보가 김
당선자의 의중을 간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총리실 강화를
주장하는 자민련측 심의위원인 정상천 부총재와 박 총무가 심한
논쟁도 벌였다고 한다. 25일 회의에서
도 전체 5시간중 3시간을 '대통령과 총리' 문제로 보냈다는 것이다.

'기획예산실' 실장을 당초 차관급으로 하려다가 장관급으로 한 것은, 국회를
상대해야 하는 실장이 차관급일 경우 '여소야대'인 국회와의 관계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
나갈 수도 없어, 실장을 격상시켰다는 것이다.

예산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예산자문위원회를 두기로 한 것도 김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됐다. 위원회에
각부 차관, 시민단체 외에 시-도지사를 참여시켜 지방자치단체 의견까지
최대한 반영토록 할 것을 김 당선자는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예산을 둘러싼
'음성적' 로비를 '양성화'하
려는 뜻도 있다고 한다.

대외통상 기능을 외무부로 일원화하기까지도 고심을 거듭했다.
박권상 심의위원장이 외무부와 통상산업부 장관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었으나 방향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통상산업부에선 외무부
공무원의 직급이 통상산업부보다 1계급씩 높다며 대외통상 담당부서의
외무부 편입을 극력 반대했다고 한다. 이에 심의위는 대외통상 전담부서를
미국처럼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대외통상 업무의
성격이 '공격형'인 미국과 달리 우리는 '방어형'일 수밖에 없고, 때문에
대통령 직속으로 하면 대통령이 직접 '표적'이 될 우려가
있어 철회했다는 후문이다. 대신 50여명의 통상전문가로 외무부 밑에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는 쪽으로 했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폐지도 홍역을 치른 대목이었다. 25일 전체회의에서도 논란만
계속되고 결론이 안나, 결국 위원들의 표결로 '폐지'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내무부와 총무처의 통합도 막판까지 논란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