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한 '수산족' 앞장...외무성선 일방파기 반대 ##.

일본측의 한일어업협정 일방파기 통보는 선거를 의식한 하시모토
정권의 정치적 도박이다. 일본 외무성은 파기 통보 불가피성을 '기다릴
만큼 기다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6년 5월부터 시작된 한일 양국간 어업교섭이 지금까지 타결되지
못했고, 현행 협정하에선 한국 어선에 의한 남획과 위험 조업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교섭 전략면에서 '1년'이라는 마지노선을 그어놓으면 양보 분위기
가 조성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 표현으로 '다테마에(명분)'에 불과하다. 대사관
등 외교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본 정부의 파기통보 결정은 선거때문
이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는 하시모토 정권의 존속을 가늠하는 신임투
표가 될 전망이다.

어민들과 이들의 표에 목을 걸고있는 정치가들이 "본 때를 보여줘
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물론 어업인구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전어련에 소속된 어업취업
자 30만명과 그들의 가족을 합쳐도 1백만명 안팎이다.

하지만 신어업협정체결을 수차례 약속해온 하시모토 정권으로서는
선거를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지어야 할 입장이다.

특히 시마무라 농수산장관도 파기 통보를철회하면 사임을 불사하겠
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등 정부내에서조차 선거를 의식한 돌출행동이
잇따랐다.

하시모토 정권으로선 이런 반발을 억누를 통제력을 이미 상실한 상
태다. 경제 실정으로 국민 지지율이 최저로 떨어졌고 사퇴 압력까지 받
고있다. 자칫 어업문제로 정권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
는 상황이다.

또 한가지는 자민당내 수산족의 '반한-반하시모토적'분위기이다.

한일어업협정을 다루는 자민당내 기구로 국제어업문제특별위원회가
있다.

그 위원장인 사토고코 전총무청 장관은 작년 9월 유죄판결 전력때
문에 입각 10여일만에 불명예 사퇴한 인물이다.

하시모토 정부에 악감정을 갖고 있다.

또 수석 부위원장인 에토 다카미 의원도 95년말 총무청장관으로
"한일합방으로 한국에 좋은일도 많이 했다"는 망언으로 사퇴한 대표적인
반한인사다.

이들은 이번 교섭 막후에서 하시모토 정부와 외무성 교섭팀을 강경
일변도로 몰아붙여 '양보의 여지'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외무성은 막판까지 일방 파기통보를 반대했었다.

재교섭을 위해서도 감정적 대립을 불러올게 뻔한 일방 파기는 피해
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정치 논리를 앞세워 '앞에 총' 자세로 달려나가는 자민당
수산족들을 설득하진 못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측의 반발을 의식, "한국측과 다각적으로 재교섭
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동경=이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