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폭탄주 논쟁이 사회적 파문을 던지고 있다. '폭탄주 문화의
대표적 집단'이라고 자부(?)하는 검찰이 폭탄주의 유해성 여부를 둘러
싸고 검찰 소식지 '검찰 가족' 창간호에서 치열한 찬반 논쟁을 벌인데
따른 것이다.
폭탄주라면 맥주를 부은 큰 잔에 양주가 든 작은 잔을 넣어 마시는
주법이다. 흔히 좌장격의 인물이 제조공정을 책임지고 좌석순서에 따
라 한 사람도 거르지 않고 돌아가며 잔을 들이켜게 하는 것이다. 주량
을 감안하지 않는 강제주법이지만 빨리 취하고 좌중의 일체감을 조성
하는데 효과적이란 이유로 성급한 우리사회 취향에 맞아 꽤나 유행하
고 있다.
이 논쟁에서 찬성론쪽은 "폭탄주는 검찰의 상징으로 아끼고 보듬어
야 한다"거나 "폭탄주 속에 이어져온 검찰의 전통과 함께 나눈 사연을
사랑한다"고 하며 "빨리 취해 일찍 귀가할 수 있어 시간적 경제적 이
익"이라고 거든다. 반대론자들은 "수입양주 상당량이 폭탄주제조에 사
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적 해악"이라며 "반드시 추방해야할 군사문
화의 잔재"일뿐더러 "폭탄이 지난 자리엔 처참한 잔해만 남는다"고 비
판했다.
그렇지만 이런 검찰내의 폭탄주찬반론은 새삼스러운 면도 있다. 몇
해전에 이미 폭탄주의 폐해를 인정하고 자제론이 유포되고 심지어 '위
하여' 대신 '웃자'는 구호와 함께 각자 자기 잔에 적당히 따라 마시기
를 정착시키기로 했던 적도 있었다.
더 걱정스런 것은 온 사회가 정리해고 등 심각한 IMF한파로 침울한
판에 우리 검찰은 폭탄주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꽤나 할 일도 없다는
사회적 빈축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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