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시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절반 이상이 고전에서
뽑은 지문을 제시문으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설 입시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실
시된 논술고사 문제 중 단순요약형등을 제외한 35개 문항을 분석한 결과,
그중 19개 문항이 고전 중심의 자료제시형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분석됐
다.
작년 11월 서울지역 12개대학 교무처장들이 합의한 고전 위주 출제
원칙이 충실하게 지켜진 셈이다.
고전의 종류로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서울대), 최인훈의 '회색
인'(고려대),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서강대 이화여
대), 카프카의 '변신'(한양대) 등 문학작품, '맹자'(성균관대)나 '장자'
(서울시립대) 같은 동양철학서,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고려대) 등
사회과학 고전, 박제가의 '북학의'(연세대) 같은 실학서 등이 다양하게
채택됐다.
또 그리스신화의 '피그말리온'편(연세대)이나 '살아서는 진천 죽어
서는 용인'(인천대) 같은 신화나 설화 일부를 발췌한 대학도 있었다.
이처럼 고전에서 제시문을 출제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올 논술고사
는 수험생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형태인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대가 '동물농장'의 한 부분을 소개하면서 '복서'라는 늙은 말
의 죽음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고 요구한 문제도 평소 고전을 폭넓게 읽
은 수험생이라면 처음 보는 문제에 부닥쳐 느끼는 당혹감은 갖지않을 내
용이었다.
이런 경향은 서울대 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이 비슷했다.
올 논술고사에서는 또 단순요약형이 크게 줄어든 대신, 제시문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단계 더 나아가 이를 현실문제와 연관시키며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을 묻는 문제가 대종을 이뤘다.
이같은 출제경향은 내년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동서양의 고전을 요약집이 아닌 원문으로 많이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아울러 문제가 평이할수록 제시문의 이해나 논술 서술능력 못지 않
게 문제가 요구하는 부차적인 준수 사항, 예를 들어 몇글자 이내로 서술
하라는 등의 지침이나 맞춤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김형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