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에 대한 시청자 비판은 "너무 많고, 온통 연예인 판"이라는
데 집중된다. '전국민 딴따라화'에 가장 공(?)을 세운 프로그램이 바로
토크쇼라는 지탄이다.

방송가에선 토크쇼 범람이 방송 제작진의 '안전주의'에서 비롯됐다
고 자가 진단한다. 몇년새 늘어난 방송시간을 온통 토크쇼가 채웠다.

95년밤12시∼새벽1시가 방송시간에 편입되자 방송사들 은 1시간짜리 토
크쇼를 2시간으로 늘렸다. KBS2 '서세원의 화요스페셜'과 '밤의 이야기
쇼', SBS '이홍렬쇼'가 그렇다. 96년 방송시간에 편입된 오전10시대도
토크쇼가 점령했다. KBS2 '엄앵란 이택림의 사랑방', MBC '10시 임성훈
입니다', SBS '한선교의 좋은 아침'이다. '토크쇼는 시청률 사각지대
땜질용'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돼보이지 않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토크쇼처럼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로
그램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한다. "스튜디오에서 진행자가 손님 한명
불러놓고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인 얘기만 하면 되니 부담 없다"
는 얘기다. 한 KBS 간부는 "토크쇼 한편 제작비는 MC, 출연자, 관객 출
연료를 합쳐도 4백만∼5백만원밖에 안된다"고 했다. 많게는 편당 1억원
씩 드는 드라마 제작비와는 비교가 안된다.

토크쇼 제작진의 이같은 '모험 기피' 태도는 토크쇼 진행자와 출연
자를 온통 연예인으로 채우는 원인이 됐다. "유명 개그맨에 진행을 맡
기고, 인기탤런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하면 시청률이 중간은 차
지한다"는 생각이 방송가에 만연해 있다. 제작진은 괜히 아이디어를 짜
내 모험했다가 실패할 경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연예인이 연예인을
불러연예계 얘기만 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실제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1주일동안 3사가 내보낸 20회 토크쇼
출연자를 세어보니 모두 49명. 그중 연예인 아닌 사람은 환경미화원과
서울 법대생 부자, 현철씨 비리를 폭로했던 의사 박경식, 농구선수 현
주엽 서장훈, 방송인 곽영일, 6명뿐이었다. 안방에 넘쳐나는 연예인 위
주 토크쇼는 특히 청소년 의식과 생활 행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
도 나온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문인, 가부끼 배우, 정치인까지 다양한 사람이
토크쇼에 나온다. 자니 카슨, 도나휴, 레터맨, 제이 레노 같은 미국 토
크쇼 진행자들은 원래 스타가 아니라, 토크쇼 진행을 통해 유명인이 됐
다는 사실을 방송 제작진은 되새겨야 한다.

방송개발원 송준영 연구원은 "어차피 시청자가 보기 원하는 사람을
토크쇼에 불러내야 한다면, 성패는 새로운 포맷 개발에 달렸다"고 조언
했다. 미국에서 30년전 개발, 전세계에 아류를 거느린 '투나잇 쇼' 형
식을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 박중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