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노사정협의회 불참을 선언한 지 하루 뒤인 9일 오전,한
광옥 노사정 협의회 위원장은 한국노총을 찾아가 박인상 위원장 등 한
국노총 수뇌부와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일단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 위원장은 "김대중 당선자의 당선을 위해 노력해 준 데 감사한다"
는 인사말로 분위기를 잡으려 했으나, 박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중위권에 들 정도로 해고가 이뤄
지고 있는데 해고를 못해 인수합병을 못한다는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
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 위원장은 "노사정 협의회 구성은 국가적 위기를 같이 인식하고
대화를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것"이라며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
지 말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자"고 협의회 참여를 설득했다. 이
에 박 위원장은 "재벌의 부동산 매각과 문어발식 경영의 개선, 정부의
고용 보장과 실업대책 등에 앞서 정리해고부터 불쑥 나오니까 노동자
들의 반발이 크다"고 절차상의 잘못을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리해고제를 못하면 전
체가 무너진다.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대화로 풀자"며 거듭 "일단 협
의회에 들어와서 모든 것을 논의하자"고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금융기관 정리해고제를 하겠다면 협의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타협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난제임을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문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