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새정권 속마음 떠보는 대화 시도도 ##.
북한당국의 올해 연두 공동사설은 김정일의 당 총비서 추대에도 불
구하고 새 정책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예년처럼 체제 고수와 '먹
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경제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식량난
으로 사회전반에 일탈 현상이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
다.
공동사설은 올해를 "우리식 사회주의의 결정적 승리를 이룩해 나가
는 보람찬 투쟁의 해, 새로운 비약의 해"라고 전제한 뒤, "사회주의가
없으면 조국도 미래도 없다는 신념을 굳건히 간직하자"며 사회주의 원
칙을 강조했다.
또 전당 전군 전인민에 김정일을 '수령'으로 철저히 옹위하고, 혁
명적 군인정신과 군대식 생활양식을 전사회로 확산시킬 것을 요구해,
앞으로 김정일 체제가 병영국가로 운영될 것임을 예고했다.
경제부문에서는 "커다란 경제적 난관이 가로 놓여있다"고 실토하면
서, 녹색혁명으로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인민 소비품(생필품)을 더
많이 생산할 것을 강조했다. 대외무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외부 사
조 유입을 우려하기 때문인 듯하다.
한국정부에게는 '반북 대결정책'을 '연북 화해정책'으로 전환하라
고 촉구하면서 작년 사설에서 빠졌던 ▲콘크리트장벽 철거 ▲보안법
철폐 ▲안기부 해체 주장을 다시 끄집어 냈다. 새 정권의 '대화 의지'
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대중 당선자의 의중을 떠보는 한
편, 보수정책으로의 회귀를 막아보려는 속셈인 것 같다.
대외분야에서는 '반제 자주' '자주 평화 친선'의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 했을 뿐 미국 일본 등과의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4자회담이
진행중인 만큼, 스스로 운신의 폭을 제한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분석된
다.
한편 예년과 달리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인 '청년전위'
가 공동사설에서 빠진 데 대해 통일원은 김정일이 당 총비서로 추대돼
무게중심이 당과 군으로 집중되고, 작년에 청년동맹이 간부의 비리 등
으로 위상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일성의 94년 신년사
육성 녹음 방송도 올해는 생략돼, 본격적인 김정일 시대 출범을 예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