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다리가 길어 보일까." 패션에 관한 한, 요즘 젊은이들
에게 가장 큰 관심거리다. 캐주얼 의류업체들 관심도 당연히 그쪽에 쏠
려있다.

아이디어 싸움이 가장 치열한 곳은 청바지 시장이다. 국산 청바지가
수입브랜드를 제치고 잘 팔리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롱다리 되고픈 심
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디자인을 할 때 다리를 가늘고 길게 보이는
점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디자이너들은 말한다.

최근에는 재단이 별난 청바지도 등장했다. 청바지 브랜드 'OPT 002'가
내놓은 '4&0'는 옆선을 양쪽으로 1.5㎝씩 앞으로 내 박아 옆 바느질선
이 앞면에만 네개 있고 뒷면엔 하나도 없다. 이렇게 만들면 다리가 한
층 길어 보인다고 디자인실 박선후씨는 설명했다.

앞뒤 길이가 다른 비대칭 바지도 요즘 인기품목이다. 옆부분이 갈라
져 있어 뒷쪽 바지길이가 앞보다 3∼4㎝ 더 길다. 무릎까지는 다리에
꼭 붙고 종아리부터 넓어지는 복고풍 나팔바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
다.

10대에게 폭발적 사랑을 받는 힙합바지는 20살 이상 젊은이에겐 인
기가 없다. 긴 바지 뒷자락이 높은 구두굽에 덮이도록 입은 김연숙(21·
이화여대2년)양은 "통 넓은 바지는 다리가 짧아 보이기 때문에 싫다"고
말했다.

가운데 세로 선이 굵게 들어간 치마도 늘어났다. 허벅지가 가늘고 길
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재킷은 다리가 갈라지는 부분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엉덩이를 살짝 가리는 게 많다. 벨트가 허리보다 약간 위에 달린
건 기본이고, 단추나 주머니도 윗쪽에 집중돼있어 시선이 자연히 위로
간다.

남성용 키높이 구두는 특별한 날 신는 기능화에서 벗어나 일상 신발
이 됐다. 대체로 굽이 낮았던 수입 구두도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추는
추세다. 이탈리아 고급구두 '아 테스토니 코리아' 홍윤모 대표이사는
"유럽구두를 수입 판매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굽이 낮다는 점"
이라며 "새해 시판용부터는 굽이 7㎝ 넘는 디자인만 골라 80%를 채웠
다"고 전했다.

"무조건 다리가 길어보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개성파도 없지 않다.
'롱다리 신드롬'은 몸매를 보는 눈이 서양화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김아영(22·경원대 시각디자인과 2년)양은 "작은 키가 멋내기에 더 유
리할때도 있다"고 말했다. "멜빵바지나 체크 미니 스커트를 입고 귀여
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롱다리들이 할 수 없는 나만의 특권"이라
는 자랑이다. < 이규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