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외상 취임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외상의 방문목적은 ▲어업협정개정협상의
타결 ▲한국 새정권과의 관계설정 ▲한국의 금융위기와 관련한 협력방안
모색등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오부치 외상은 이번 방한을 통해 지난해 5월이후 계속돼온 어업협정
개정교섭의 연내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이미 이달초 2차례에 걸친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무차관의
방한을 통해 최종협상안을 교환하며 어업협정의 타결을 시도했으나 막바지
단계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양국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쟁점은 ▲배타적 수역의 폭 ▲독도주변
공해수역의 법적 성격 ▲한국 어민의 기존조업권 인정문제 ▲동경1백35도
동쪽해역의 협정대상 포함문제등이다.

일본은 현재 고무라 차관의 방한시 한국측이 제시했던 협상안을 수용할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국측의 추가 양보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자국의
정치권과 수산업계로부터 협정개정이 연내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행
한일어업협정을 파기하라는 강한 압력을 받음에 따라 연내타결을 위한
對韓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부치 외상은 이에 따라 29일 한국지도자들과 만나 새로운 양국어업협정
체결문제에 뚜렷한 진전이 없을 경우 현행 협정의 파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통보할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정부는 현 정권내에 어업협상을 타결짓는다는 방침에 따라 일본과의
협상에 적극 임하면서도, ▲독도의 지위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되며 ▲우리
어민들의 기존조업실적이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만은 확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12.18」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당선자가 선출됨에 따라 차기
정권담당자의 의중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추가됐다.

또 시기적으로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일본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시점에 어업협정을 매듭지을 경우 자칫 오해를 낳을 수도 있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9일 열리는 양국 외무장관회담은 양국간 핵심쟁점인
어업문제의 향방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부치 외상은 또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의 새 정권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방한기간중 그가 金大中대통령당선자는 물론 자민련의
金鍾泌명예총재와 朴泰俊총재를 잇따라 만날 계획이라는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일본측은 특히 과거 「동경납치사건」이라는 「악연」이 金당선자와
얽혀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향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부치 외상은 金당선자등 새 정권 고위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이들의
대일관(對日觀)을 탐색하고 향후 한일관계의 발전방안등에 관해 심도깊은
의견교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오부치 외상은 또 林昌烈부총리겸 재경원장관과도 만나 한국의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양국간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부치외상에게 ▲일본이 IMF를 통해 조기지원키로 한 33억달러
외에 필요시 나머지 67억달러에 대한 조기지원 ▲일본내 민간은행들의
한국에 대한 채권회수자제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부치 외상은 그러나 33억달러의 조기지원 계획과 한국의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계속적인 지원방침을 재확인하고 더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않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