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부인 나탈리야 드미트리예브나가 오랜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매스컴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던 그녀
는 귀국후 3년여만에 러시아 시사주간지 '아르구멘트 이 팍트(논쟁과
사실)'와 인터뷰를 갖고 주로 솔제니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
다. 나탈리야는 특히 미국과 러시아의 사회상을 비교하며 정치 문화
등에 적극적인 답변을 했다.
나탈리야는 "솔제니친의 귀국은 정치권내 '태풍의 눈'이었다. 당
시 수많은 정계 인사들과 운동단체들이 그에게 가입을 종용했지만 그
는 책을 통한 대중과의 접촉을 고수해왔다"고 말했다. 나탈리야는 솔
제니친이 조국 생활에 걸었던 기대는 정치보다도 저술과 출판 활동쪽
에 있었고, 지금까지 현실정치에 참여보다는 매스컴을 통한 도덕성
회복운동에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남편과 나는 현재의 러시아 비극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프
가니스탄 침공을 결정한 소비에트연방 권력층의 정책적 실수로 보고
있다"며 "전쟁은 젊은이들에게 군대문제를 야기했고, 군인들의 희생
은 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이는 결국 소련의 붕괴
와 체첸 독립 선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탈리야는 남편의 정치참여에 대해서 찬성의 입장을 나타
냈다. 또 글이 시대적 양심을 기록한다는 점을 내세워 작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탈리야는 또 "정치를 비판할 줄 아는 작가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해 작가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
지만 "앞으로 남편 솔제니친은 정치활동보다 책을 통해 자신의 사상
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남편의 기본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와 솔제니친의 관계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나탈리야는 솔제니친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지난 62년 모스크바대
학 재학 당시 그의 작품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밤을 새우며 읽
으면서 그를 사모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솔제니친의 성격은 너무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지만 나는
그와는 정반대"라면서 "이런 성격차이가 지난 30년 동안 우리 부부에
게 충돌보다는 화합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아르구멘트 이 팍트는 나탈리야의 인터뷰기사를 통해 "솔제니친
부부는 지난 74년 강제 추방된 뒤 94년5월 귀국하던 날까지 20년 동
안 조국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귀국할 순간을 손꼽아 기
다려 왔다"고 전하고 "그러나 다시 찾은 조국에 만연한 범죄, 궁핍한
생활은 이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준 듯하다" 고 보도했다.
< 정병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