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5천원짜리 온천 나들이는 피곤한 사람들에 위안이다. 하루
쯤 온천과 주변 관광지에서 보낸다면 힘든 한 해를 겪어낸 심신의 피로
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온천 위로 하늘이 열려 있다면 더욱 그
러하다.

온천수 열기가 하얗게 앞을 가리고 고개를 들면 하늘이 파랗다. 움
츠러든 몸을 뜨거운 물 속으로 담그는 그 기분은 대중목욕탕과 별반 다
를 것 없는 실내탕에 비할 바가 못된다. 주변을 상록수와 인공바위 등
으로 장식해 자연 속에 파묻힌 느낌을 주는 것도 매력이다. 그 색다른
맛을 위해 전국 크고 작은 온천 가운데 10여군데가 노천온천을 운영중
이다. 어떤곳은 온천수를 이용해 노천수영장을 만들어 겨울에도 수영과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경기도 이천 미란다호텔은 노천탕과 온천수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서울 강남에서 한시간 거리인 이곳 노천탕에는 고압 물거품을 이용
한 안마시설이 설치돼 있다. 주성분인 이온나트륨은 목욕후 물기가 마
르면서 몸이 뻣뻣하게 되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온천타운으로 부상하
고 있는 포천 온천지대에서는 탄산천인 명덕온천에 노천탕이 있다. 여
탕은 대나무숲과 인공폭포로 주변을 꾸며놨다. 남탕은 운악산줄기를 바
라보는 전망이 좋다. 여탕에는 한방찜질방이 설치돼 있다.

올해 문을 연 강원도 속초 설악워터피아는 온천이라기보다 온천레저
타운이라는 말이 걸맞다. 온천원탕, 바위탕, 해수탕, 동굴사우나, 폭포
탕, 연인탕 등 노천시설만 6가지. 남녀가 함께 온천을 즐긴다. 충남 아
산온천은 국내 최대 노천탕을 운영중. 체력단련시설을 갖췄고 마그네슘,
황산염 유익성분이 다양하다고 한다. 주변은 20여만평 넓이의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남 화순온천 금호화순리조트 노천탕에는 길이 130m
동굴슬라이드가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물과 함께 동굴 속을 미끄러
져 나와 다시 물 속으로 추락하는 재미를 노렸다. 노천은 아니지만 대
형 수영장 역시 채광시설이 잘돼 있다. 인근 온양온천 노천탕은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자연폭포, 인공폭포도 눈에 띈다.

전남 구례 지리산온천지구 온천수는 게르마늄이 다량함유돼 있다.이
가운데 원조격인 지리산온천랜드가 노고산자락을 배경으로 노천탕을 설
치했다.

경주 현대호텔에는 실내와 노천이 연결된 대형수영장이 있다. 특급
호텔답게 농구, 배구, 탁구, 볼링, 스쿼시 등 다양한 체력단련시설도
마련돼 있다.

이들 온천단지는 주변에 호젓한 관광지를 끼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천온천은 근처에 도요지와 스키장 서넛, 포천 온천지대는 도계를 슬
쩍 넘으면 임꺽정이 주름잡던 고석정과 철새를 볼 수 있는 철원비무장
지대를 끼고 있다. 아산과 온양온천은 독립기념관을 비롯해 각종 역사-
문화유적이 근처. 화순온천은 유일하게 와불이 있는 운주사와 쌍봉사와
한시간 거리다. 도로가 '시원하게' 능선을 갈라놓은 노고산이 지리산
온천지대에 맞닿아 있다. 입욕료라야 5천원 안팎. 대중교통 이용도 쉽
고 또 대형온천들은 여행사와 연계해 패키지를 운영중이다. 좁은 한국
땅, 저예산으로 겨울 하루 알차게 보내는 게 어렵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