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세총리 발탁 기대-불안...겸찰 여당체질 인사들 곤혹 ##.

정권교체를 앞둔 관가가 기대와 불안으로 술렁이고 있다. 'DJ 집권'
이 여야 교체에다 '지역 교체'의 성격을 갖는데다 행정조직 개편 움직임
까지 겹쳐 공무원들은 개인의 '지위 안보'와 부처의 위상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남출신 손해 볼 것"

◇…총리실은 총리 위상 강화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면서도, 실세 총
리가 올 경우 고위직 물갈이 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예상으로 불안
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총리의 내각 인사권이 보장되고 재경원의 예산 기능까
지 넘어올 경우 명실상부하게 국정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쥐구멍
에 볕들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권력 분산을 과연 용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대통령과 총
리간 권력투쟁에 총리실 직원만 죽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급 이상 고위직 중 비호남 출신들이 "마음을 비웠다" "정권이 바뀌
면 당연히 물러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인 반면, 호남 출신들은 "새 대통
령이 지역차별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호남 출신들이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라면서도 표정관리하느라 애쓰는 모습이다. 총리실에서는 현재
국장급에서 호남 출신 비율이 높아 어차피 다음 정부에서는 1급 직위를
호남 출신이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들이다.


◇…통일원은 김 당선자가 '통일대통령'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위상
이 강화되거나 최소한 현재 모습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또한 김 당선자가 당선 기자회견에서 밝힌 '남북간의 직접대화 추진'은
통일원의입장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다소 고무되고 있다. 각 부서별로 업
무추진 계획과 공약실천 방안 등 인수위에 제출할 자료를 점검-취합하는
가하면, 김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기본합의서 성실 이행, 특사교
환,정상회담 등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고위 간부들은 정권교체에 따른 인사 태풍이 불지 않을까 불안해 하
는 눈치가 역력하며 "잠이 오지 않는다"고 실토하는 간부도 있다.

◇…외무부 관계자들은 김대중 당선자가 평소 자신을 '외교대통령'으
로 불러 왔으며 외무부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등의 소
신을 밝혀 왔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나쁠 것이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다.

외무부에 나돌던 "DJ 외교는 어딘지 불안한 요소를 담고 있다"는 종
전 논리는 자취를 감춘 가운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김 당선자는 외교
에 대해 식견이 있어 일하기 편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유종하 장관은 22일 오전 실국장회의에서 "정권교체에 따른 새로운
상황을 외무부 위상 강화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간부들을 독려했으며,
고위 관계자들은 통상업무를 외무부에 흡수시켜 '외교통상부'로 확대 개
편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 국민회의 '외무통일 라인'들과 분주하게 접
촉하고 있다.

그러나 영남권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아무래도
불이익이 있지 않겠느냐"며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고, 특히 내년 초 '영
전'이 예상됐던 영남 출신들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무부는 부에서 처로의 '강등'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고 자리
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최소 간부직에서만 30%
이상 감량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간부뿐 아니라 광역-시군구-읍면동
의 지방자치체계도 행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2단계로 축소될 것으로 예
상되기 때문에 하위직 감량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현재 내무부의 고위 간부 다수가 호남 출신이기 때문인지 생
각보다는 느긋한 분위기이다. 일부에서는 통일 대비 사업 강화 차원에서
내무부의 위상이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내무 인
력이 통일 후 북한에서 실질적인 손-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
본의 경우 자치청으로 축소했다가, 3년 만에 자치성으로 복귀한 전례도
있어 위상 격하는 손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경찰 조직개편 예상

◇…경찰은 PK, TK 출신 인사들이 상층부에 많이 포진해 있는데다 지
방경찰제를 도입하겠다는 김대중 당선자의 발언 때문에 조직개편이 이뤄
질 가능성을 점치는등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무관 및 총경 인사와 관련해 경
찰 내부에서는 출신 지역이 많이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승진
1순위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던 영남 출신 인사들의 경우 낭패한 분위기이
며, 호남 출신 인사들의 경우 일부러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표정관
리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권력기관의 속성상 '여권 체질'이었던 검사들은 DJ 대통령의 등
장에 곤혹스러워하며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많은 검사들은
"최상의 선택이었다. 앞으로 논공행상 인사나 급격한 변화로 인한 후유
증등 김영삼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면 지역갈등 해소와 경제난 극복
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식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평소 DJ
에 대해 비판적 성향을 보였던 검사들도 "잘되기를 바란다"는 말만 되풀
이할 뿐 가급적 언급을 회피하려는 분위기이다.

검찰에는 과거 서경원 밀입북사건이나 계엄법 위반 사건 등을 수사했
던 검사들이 현직에 남아 있어 이들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검
찰내부에서는 "벌써 블랙리스트에 오른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면서도
"조직의 명령을 따른 실무자에 불과한데 불이익이야 있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전체 검사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호남 출신들은 새 정권에서 은근히
중용을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한 호남 출신의 중견 검사는 "호남
사람들은 DJ 당선 자체로 한을 풀었다고 생각해야 된다"면서도 "임관때
부터 얼마나 불이익을 당하며 살아 왔는지 모를 것"이라고 말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군, 특별한 반응 없어

◇…군 고위 관계자들은 수뇌부 가운데 비 호남 출신이 많아서인지 특
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고위 장성은 "DJ의 말 바꾸기 등에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언젠가 한번은
이뤄져야 할 일로 본다"며 "절대 다수의 직업군인들이 정치적 중립 및
불개입에 대한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대를 갖고 DJ의 국정운
영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장성 가운데 2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호남 출신들은 내
심 DJ의 당선을 반기며 신정부 출범 이후 군 인사에서 자신들이 배려받
기를 바라는 눈치다. 현재 호남 출신중 김동신 한미연합사부사령관(육사
21기·대장)을 비롯, 육-해-공 3군의 중장 이상 고위 장성은 5명이며,
지난 10월 육군 정기인사때엔 사단장 진출자 8명중 3명이 호남 출신이어
서 군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문체부는 김 당선자가 문화부의 독립을 선거 공약 중 하나로 내
세웠던 만큼 직원들의 최대 관심은 역시 기존의 문화체육부를 어떻게 해
체, 조정하며 그것이 자신들의 운명에 어떻게 작용할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한고참 국장은 "건국 이래 최초로 여야가 바뀌는 상황에서 나는
괜찮겠거니 생각하는 고위 공무원이 있다면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두드러지게 친DJ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고위 공무
원들 중에는 '문학사상' 12월호 '이경규에서 스필버그까지' 등 DJ의 문
화관을 반영한 책자를 사서 보거나, DJ의 측근 중 문화 분야 브레인이
누구냐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사람도 눈에 띈다.

무역대표부에 기대

◇…통상산업부는 김 당선자가 통산부의 통상 기능과 외무부의 통상
기능을 분리해 무역대표부를 만든다는 방침을 내놓자 크게 기대하는 눈
치이다. 장관 자리에는 그동안 김영삼 대통령이 임창열 장관(서울)을 제
외하고, 부산-경남 출신(박재윤-정해주)을 줄곧 등용했으나, 이번에는
호남 출신이 올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세청 직원들은 대선 기간중 이
회창 계열과 김대중 계열로 뚜렷이 파가 갈리는 현상을 보여 신임 청장
이 임명되면 한차례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한 국장은 "사실 3명의 후보중 가장 정보화 마인드
가 앞선 인물이 DJ"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DJ
정권이 정통부의 기능중 우정사업을 분리하고, 정보통신 산업 기능을 통
산부와 합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환경분야 강화될 것"

◇…환경부는 김 당선자가 환경 분야의 강화와 육성이 필요하다는 입
장을 밝혀 온 사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내무부 등의 위상 약화와
관련해그동안 '숙원'의 하나였던 국립공원 관리업무의 환경부 이관에 상
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간부는 "이 참에 농림부 관할의 산림청도
자연보전 업무의 하나로 흡수 통합해야 한다"고 욕심을 냈다.

◇…보건복지부는 직원의 60% 정도가 호남 출신이어서 내심 반가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 부 호남 동향 직원들은 사무실과 복도 등에서 서
로 악수를 나누며 조용히 축하인사를 교환하기도 했다. 반면 부산고 동
문인 최광 장관-김용문 차관-엄영진 연금보험국장을 비롯한 국장급 이상
간부들 사이에선 선거때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탓에
일반 직원들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들이다.

최 장관은 선거 바로 다
음날직원들에게 차기 정부에 인계할 보건복지 업무 현안 자료를 준비하
도록 지시하는 등 파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노동부는 최근 2년간 '호남 인맥' 중심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에
들뜬 분위기이다. 전임 진념 장관이 전주고, 현재 이기호 장관이 광주일
고출신으로 DJ와 지역 연고가 깊은데다 평소부터 부처 내부에서 호남지
역특정 고교를 지칭하는 'J고 5인방' 'K고 5인방'이란 말이 나돌 만큼
호남 출신들이 강세를 보여 왔다. 게다가 최근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실업 문제가 부처의 위상 강화와 연결될 것이란 기대감도 강하다.
영남 출신 공무원들은 "완전히 우리는 소외되는 것 아니냐"며 침울해 있
다.

◇…건교부 직원들은 선거 끝나자 곧바로 DJ의 그린벨트와 토지정책
등을 면밀히 검토하며 건교 행정에 미칠 파장에 대비하고 있다. DJ에 상
당히 비판적이었던 영남 출신 관리들 중 일부는 "살아남으려면 전라도에
가서 어학 연수라도 해야겠다"며 우스갯소리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도했다. 한관계자는 "흠이 있어 한직에 밀려나 있는 호남 출신 관리들이
주요 자리를 차고 앉는다면 공직사회 전체 기강 확립에 악영향을 줄 것"
이라며 '인사파동'을 우려하기도 했다.

"과학기술 관심 높다"

◇…과기처는 김 당선자가 수개월 전 대덕연구단지의 생명공학연구소
를 방문했을 때 3시간 동안 머물면서 연구 과정을 자세히 물어 보고 구
내식당에서 연구원들과 대담을 하며 식사를 하는 등 진지한 자세를 보인
사실을 떠올리며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4년 전민자당
대표 시절 1백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주는 등 관심을 보인 사실에 고무되
고 있다.

◇…축소개편 또는 해체 위기에 처해 있는 총무처 직원들은 정부조직
과 인사관리를 담당하던 부서가 자기 몸을 스스로 잘라내야 하는 입장이
됐다며 낭패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그러나 "어느 정부
도 총무처의 현 기능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당선자의 공약대로
설치될 중앙인사위원회에 총무처가 흡수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
다는 논리를 폈다.

이런 가운데서도 호남 출신 모 국장이 중용될 것이라는 설이 돌면서
방에 내방객이 부쩍 늘어나기도 했다.

◇…공보처 직원들은 공보처 폐지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부처
는 없어져도 공보 기능은 남아야 한다는 '방어논리'를 펴는데 거의 필사
적이다. 기능이 이관되더라도 4백여명에 달하는 직원이 다 소화될 수 없
어일부 해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에 혈연, 학연 등 연줄을 찾아 각
개 약진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