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야당-수권여당 주도권잡기 신경전 ##.

국회는 22일 '신 여소야대'의 첫 실험에 들어갔다. 지난 90년에 이
뤄진 3당합당 이전의 '구 여소야대'에 이어 8년여만이다.

이번 국회는 그러나 여-야간의 정쟁이 지펴지기 보다는 뒤바뀐 여야
의 처지를 서로 몸에 익히고, 향후 본격 대결을 모색하는 탐색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건인 금융개혁 관련 법안과 금융실명제 관련 법안들에 대한
여야 합의가 대체로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쟁점사항이었던 금융감
독기구는 총리실 산하에 두고, 한국은행은 한은총재가 금융통화위 의장
을 겸직토록 하면서 금융기관의 감시권을 부여하기로 의견일치를 보았
다. 또 금융실명제는 ▲무기명장기채권 발행 ▲금융소득 종합과세 무기
연기 ▲금융거래 비밀조항 위반시 누설자와 요구자 쌍벌죄 도입을 비롯
한 비밀보호 강화 등을 통해 사실상 유보키로 합의했다.

IMF경제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여든, 야든 경제
관련 법안들을 둘러싼 소모전은 벌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한나라
당 국민회의 자민련 지도부는 벌써부터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관련법안
들을 무난히 합의 처리하겠다고 다짐하고있다. 게다가 이번 국회는 '재
경위국회'라 할만큼 모든 법안이 재경위에 집중돼 있고, 다른 상임위에
는 별다른 논란거리가 없다.

다만 한나라당은 '거대야당'이라는 프리미엄을 최대한 과시하면서
기선을 제압하려 할 것이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변신을 시도할 것이 분명해 주도권 잡기 신경전은 곳곳
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이번 국회가 정계개편의 '예비장터'가 될 가
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여야의원들이 자연스럽게 한 자리에서 얼굴
을 맞대는 기회를 이용,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한나라당 흔들기'에 박
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각 계파끼리 활발한 접촉
을 통해 내년 3월 지도체제 개편을 앞두고 당내 합종연횡을 가속화시키
려는 싹이 움트고 있다. 말하자면 여야는 이번 국회에서 몸을 푼뒤, 내
년초 임시국회에서 링에 오를 태세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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