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수학능력시험 직후 시작된 채점작업은 한마디로 물샐틈 없는
보안 속에 보석을 가공하듯 세밀한 노력과 거듭된 확인작업 속에 이뤄졌다.

국립교육평가원은 채점위원회(위원장 文龍鱗서울대교수)를 구성하고 전산요원 55명,
보조요원 94명 등 1백49명을 투입하는 한편 프라임 5370형 등 주전산기 2대, SR 9900형
OMR 판독기 14대, 고성능 레이저프린터 3대 등 채점장비를 가동시켰다.

물론 보안을 위해 폐쇄회로TV 7대와 경찰관 12명 등 보안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된 가운데
「24시간 경비체제」가 가동됐으며 전산실과 OMR 판독실로 통하는 철제문에는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됐다.

채점은 마치 컨베이어 시스템처럼「답안지 인수→답안지 개봉→답안지
판독→자료처리.확인→성적처리.확인→성적통지표 출력」 순으로 팀별작업을 통해 물이
흐르듯 전개됐다.

우선 지난달 19∼20일 무장호송 차량의 호위 속에 전국에서 답안지가 도착했다.
올해 답안지 분량은 총지원자가 지난해보다 6만9백46명 늘어난 88만5천3백20명인 만큼
4개 영역에서 24만3천7백여장이 늘어 모두 3백54만1천2백80장이었다.

답안지는 시험지구순으로 개봉, 교시별 수험번호순으로 2천장씩 정리됐으며 훼손된 것을
골라내는 과정을 거쳐 곧바로 판독기로 넘겨졌다.

판독은 OMR 판독기 1대가 시간당 평균 2천7백장씩 하루에 31만∼32만장씩을 읽어
내려가는 과정으로 판독기가 읽지 못하고 뱉어 낸 답안지에 대한 원인파악과 문제지와의
대조, 별도 채점이 이뤄지는 작업과 병행됐다.

판독기가 토해 낸 답안지는 「합격 엿」이 묻어 있는 것을 비롯, 검정색 수성펜대신 다른
펜을 사용한 것, 보일듯 말듯한 점만 찍어놓은 것, 결시자 답안,백지답안,계열표시나
수험번호를 오기한 것 등 「문제답안지」로 올해도 적지 않았다.

이때문에 판독및 자료처리.확인작업에만 보름 가까이 걸렸고 채점요원들은 엄청난 양의
세밀한 수작업으로 구슬땀을 쏟아 부어야만 했다.

판독및 자료확인을 끝낸 답안지는 주전산기로 옮겨져 입력된 정답과의 대조를통해 모두
2억3백만개가 넘는 답안 하나하나에 대한 채점이 이뤄졌다.

이어 통계처리를 통해 점수대별 누가분포표,응시계열별 백분위점수 등 각종 자료를
작성하고 전체 채점의 이상 여부 등을 점검한 뒤 수험생당 4장씩의 성적통지표를
인쇄하는 것을 끝으로 꼬박 한달이 걸린 모든 작업을 마무리했다.

평가원 千光浩전산실장은 『내년부터 국립교육평가원 업무가
교육과정평가원으로 이관돼 이번이 마지막 채점이 됐다』면서 『한달여에 걸친 강행군에
직원들이 쓰러질지경이었지만 이제까지 해 왔듯이 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