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테레사'
신홍범엮음
두레, 8천원.
사랑의 말은 얼마나 불편하고 곤혹스러운가. 사랑에 대해 말하는
대신, 나는 두 발을 클로즈 업해서 찍은 흑백사진 한 장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다. 마더 테레사의 주름지고 온통 굳은살로 뒤덮인 두
발. 한참 그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사진 밖에 있을 마더 테레사
의 기도하는 두 손과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돌보고 있을 휘
어진 등허리가 보이는 듯하다. 더불어 '영혼의 침묵, 눈의 침묵, 혀
의 침묵에 익숙해져야'한다는 마더 테레사의 목소리까지도.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 발간되는 마더 테레사의 전기이다. 1910
년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나 1997년 9월 5일 87세로 생을 마감하
기까지의 생애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더 테레사가 설립한 '사
랑의 선교회' 활동과 그의 모습을 담은 여러 장의 흑백사진들도. 그
는 겨우 18세라는 나이에 수녀의 길을 선택했다. 길들여진 침대와
따뜻한 외투를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 길을 떠
났다. 굶주린 사람, 버려진 사람, 온몸이 썩어가고 있는 사람….그
들을 씻겨주는 마더 테레사의 손길은 흡사 신을 대하는 것처럼 경건
하고 한없는 사랑에 넘치고는 했다 한다.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랑하려면 순수한 마음이 필요합
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랑과 평화, 한마디로 모든 것을…'이라는
마더 테레사의 마지막 메시지까지 읽고나자 느닷없이 시선은 깊어지
고 공연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
들, 그리고 오래도록 마음으로부터 버려두었던 얼굴들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어쩌면 이 책은 단순히 마더 테레사의 숭고한 생애를 보
여주자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전쟁과 질병, 이기주의와 탐욕이
충만한 우리들에게 혀의 침묵으로 사랑이라는 전언을 남겨주자는 것
은 아닌지.
마더 테레사의 세례명은 아그네스 곤자이다. 곤자(Gonxha)는 알
바니아어로 꽃봉오리를 뜻한다. 그는 인류의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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