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007영화 곳곳서 상품선전---.
영화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물로 꼽히는 '007' 최신판이 영
화보다는 광고에 가깝다는 말을 듣고 있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가 상
당수 협찬받은 시중 유명 상품을 타고, 입고, 마시기 때문이다.
30년도 넘게 장수 중인 007시리즈의 18번째 작품은 '내일은 죽지
않는다'. 영화를 상품 광고 수단으로 이용하는 마케팅 기법은 전혀 새
롭지 않다.
그동안 영화와 마케팅의 만남은 빈번했다.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내
일은∼' 만큼 상품 광고가 대대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고 말한
다. 이번 본드 영화는 상품 마케팅의 결정판으로 제5대 본드로 출연한
피어스 브로스넌은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다.
양복은 이탈리아의 브리오니, 시계는 오메가, 크레디트 카드는 비
자, 핸드폰은 에릭슨, 렌터카는 에이비스, 보드카는 스미르노프다. 본
드가 마티니를 훌쩍이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맥주는 왠지 어울리지 않
는다. 때문에 하이네켄 맥주는 액션 장면에서 이 회사 트럭이 박살나
맥주병이 뒹굴면서 등장한다. 본드의 와이셔츠에는 로레알 립스틱 자
국이 묻고 지붕 위 오토바이 추격전에는 BMW가 등장한다. 승용차도 물
론 BMW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완벽한 복장에 완벽한 매너를 자랑하는 본
드는 광고용으로 그만이다. '내일은∼'에서는 007시리즈의 전통에따라
욕설, 누드신, 피 튀기는 장면이 최대한 절제돼 있다. 물론 액션은 화
려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본드가 늙기는 커녕 더욱 시장성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미 방송, 옥외광고, 신문, 잡지 등을 통한 협찬사들의
광고공세가 대단하다. MGM측은 자체 영화홍보 비용으로 2천만 달러를
책정했지만 협찬사 광고를 통해 실제 5배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