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학 문예학 등을 아우르는 한국 예술학의 분석틀을 한국철학에
서 찾는 시론적 연구서가 나왔다. 음악학자 겸 음악평론가 김춘미씨
가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서 펴낸 '한국예술학으로 가는
길'. 이 연구소장인 김씨가 '한국음악학의 사회사적 구조'를 탈고한
지 5개월만에 펴낸 이 연구서는 한국예술학의 체계화를 위한 기초작
업이라는 점에서 값지다.
"미학에서 빠져나와 예술학의 독립을 주장한 콘라트 피들러 이후
1백년이 흘렀지만 한국예술학의 학적체계는 아직 미흡합니다. 한국예
술학은 한국인이 살아온 토양과 무관하지 않아요. 한국정신사에 녹아
든 인간과 예술의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어요.".
김씨는 단군신화-유학-도교-성리학의 우주관, 인간관에서 예술과
가치의 문제를 끄집어낸다. 그 하나로 이기론을 적용하면 '인간이 내
재적 기를 밖으로 드러내는 과정, 기를 넘어 이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도를 깨치는 행위'로 예술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 또 예술
이란 도를 표현하거나 전달하며 나아가 도로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
에, 도를 닦듯 예술을 해야 한다고 본 재도론은 창작행위를 설명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자연이나 인간에 내재하는 성질과
성품을 예술화하여 인물동기의 기쁨을 맛보는 것으로서의 예술행위도
한국예술학의 논리적 단서를 제공한다고 본다.
김씨는 '음악학의 시원' '백병동연구' '한국음악학의 사회사적 구
조' 등의 역저를 낸 음악학자다. 그는 "한국철학의 일반화를 통해 한
국예술학의 분석틀을 모색하는 것은 우리 예술의 정체성을 찾는 일"
이라면서 "인류학 민속학 사회학 심리학적 방법과의 학제적 연구도
한국예술학의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