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소비 너무 지나쳤다"…달러보내기 하면서도 비판적 시각 ##.
원화 가치 폭락과 IMF 구제 금융 신청 등 한국 경제가 큰 시련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교포들 사이에서는 고
국에 달러 보내기, 국산품 애용 운동 등 '조국 경제 살리기 운동'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LA 뉴욕 보스턴, 캐나다 토론토 등 북미
지역 각지 한인회와 경제인협회 등 교포 단체들은 "조국이 어려울 때
교포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성숙한 동포의식을 발휘하자"며
적극적으로 운동에 임하고 있다.
대형 마켓들 앞에서 '한국에 1백달러씩 달러를 보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일반 교포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이들 모습은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 것'임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의 한 교포 신문은 최근 해외 동포들의 달러 보
내기 운동과 관련해 교포들의 견해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뉴
욕과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미 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2백여명의 교포
들을 대상으로 '한국 금융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달러를 보내주어야
할 것인가, 아닌가'를 물어본 이 조사에는 위기의 한국 경제를 바라
보는 해외 교포들의 시각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46.3%는 '달러를 보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반면 '보낼 필요가 없다'고 답한 교포들의 비율도 35%에 달했
다. 문제는 상당수 교포들이 단지 달러 보내기 운동에 참가하지 않겠
다는 단순한 불참 의사가 아닌 '보낼 필요가 없다'는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굳이 이같은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한국 경제 위기 원인을 보는 교포들의 시각에서 잘 드러난다.
● 한국관광객 씀씀이에 교민들 기죽어.
이 조사에서 교포들은 한국 금융 위기 원인으로 국민들의 무분
별한 과소비행태(35.7%), 잘못된 정부 정책(34.5%), 정치 불안(17.1%),
재벌 기업의 방만한 경영(12.6%) 등을 들었다. 응답자들은 대체적으
로 한국의 경제위기는 정치적 불안정과 국민들의 과소비 성향에서 기
인한 것으로 인식했으며, 이러한 경제 위기 상황의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과거 70년대와 같은 근면 검소한 생활자세로 되돌아가야 한
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인
것이다.
그동안 교포 사회에서는 미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의 전반적
인 과소비 성향과 물질 만능 풍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친척
들이나 친지들이 다녀가고 나면 '저렇게 써도 될까'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왜 이민왔나'하는 회의마저 들었다고 말하는 교포들도 상당수
였다. 선진국인 미국 사회에서도 전혀 볼 수 없는 씀씀이는 교포들의
'기'를 죽여놓기에 족할 정도였다. 이들은 결국 그같은 성향에서 작
금의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다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달러 보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일부 교포들의 심리 저변에는 그같은 정
서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들의 반응을 시기와 질투로 볼 수만은 없
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어려운 경제상황이 나와 무슨 상관 있느냐'는 식의 이기주의가 팽배
해 있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한국의 경제상황
은 이들이 우려하는 대로 영원히 '회생 불능' 상태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