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증권 직원들이 "3자인수와 신분보장을 약속해 달라"며 고객예
탁금 반환을 거부, 예탁금과 주식이 일시 반환되지 못하는 혼란이 빚
어졌다.
고려증권 직원들은 주택은행이 '고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8일 오후부터 서울 여의도 본사 강당에 집결, "정부가
3자인수나 퇴직금-급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요구하며 9일 하루동안
사실상 고객예탁금 반환작업을 거부했다.
이때문에 이날 예탁금 반환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으며 여의도 본
사와 전국 각 지점에서 투자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본점 영업부에 나온 1백여명의 투자자들은 직원들에게
"인출작업을 빨리 재개하라"며 요구하다 일부는 직원들 멱살을 잡고
항의하기도 했다. 40대의 한 여성 투자자는 "남편 퇴직금중 3천만원
을 고려증권에 맡겼다"며 "자기들 퇴직금 보장을 위해 고객의 재산
을 담보로 협박해도 되는 거냐"고 항의했다.
고려증권은 이날 오전 서울 지역 지점을 비롯해 대구, 대전 지역
지점의 전 여직원이 본사로 상경하는 등 창구 여직원 3백여명이 여의
도 본점에 모여 업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본점에 모인 직원들은
한때 "고객예탁금을 전액 반환할 경우 회사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며
"이 경우 제 3자인수가 무산되고 직원들은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객들의 항의가 거세자 직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꺼번에 몰린 예탁금 인출과 계좌대체 업무
를 하다보니 전산망에 과부하가 걸렸고, 대체 요구 고객 수가 증권
예탁원전산 처리 능력범위를 벗어난 이유도 있었다"며 "내일부터는
전 지점에서 업부가 정상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