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디 가드 거느리고 지갑엔 수십억…사기 13회등 화려한 전과 ##.
피해자는 치밀하기로 소문난 8개 은행과 재벌 회사 3곳, 여기에 중소
기업 3개와 유명 사립대학교. 수사발표 이후에도 피해신고가 날마다 접
수되고 피해액도 늘어나 최소 4천억원.
`이철희-장영자씨 사기사건'을 능가하는 사상 최대 사기사건의 주범.
57년 1월15일생, 우리 나이로 마흔 한 살. 공식직함은 ㈜중원의 기획실
장이지만 중원의 실질 소유자.
TV 화면에 비친 변인호씨 모습은 은행과 기업, 대학들을 농락한 희대
의 사기꾼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키 1m73㎝ 가량, 귀공자 스타일의
준수한 용모에 약간 앳돼 보이는 표정. 그가 수사기관과 법원을 스물세
번이나 드나든 전과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눈치들이다.
변인호씨는 최근까지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에 주소를 뒀고, 가
족으로는 부인(33)과 2남1녀가 있다. 검찰에서 진술한 자신의 재산은 45
평형 아파트 한 채(시가 3억원 상당)와 적금 2억원 등 7억8천만원 밖에(?)
안 된다.
사기친 4천억원을 어디로 빼돌렸는지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서울의 S고를 졸업하고, J대 경영학과를 3년간 다니다 82년 2월 중퇴
했다. 이후 84년∼89년까지 A전자 무역부에서 근무했고, 92년6월까지는
중소기업인 K사의 이사로 근무했다. 92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J&B 전
자'와 `슈퍼캄 상사' 등을 경영했고, 올해 3월부터 ㈜중원의 기획실장으
로 근무했다.".
그가 검찰에서 밝힌 학력과 사회경력의 전부다. 어느 틈에 실물경제
흐름을 읽는 방법을 배우고, 그 `틈새'를 교묘히 파고드는 사기 수법을
배웠는지 믿기지 않을 만큼 평범한 경력이다.
하지만 그의 전과기록 조회를 보면 결코 평범하게 살지 않았음을 짐작
케한다. 사기 13회, 횡령 1회, 사문서 위조 1회, 폭력 2회, 여권법 위반
1회, 자동차관리법 위반 1회,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2회……. 그는 수사
기관에 고소장이 날아들거나 자체 인지를 통해 무려 23번이나 경찰-검찰
문턱을 드나들었고, 법원 재판까지 간 것도 여섯번이나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단 한번도 실형을 살지 않았다. 대부분 `혐의
없음'이나 `벌금형' `기소중지 후 시효완성' 등으로 풀려났고, 80년과 93
년 두차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수사 관계자는 "23번이나 사
법기관에 끌려다니면서도 한번도 교도소 신세를 지지 않은 것은 대단한
능력"이라고 혀를 내둘렀고, 피해자 중 한 사람은 "평소에 정-관계와 정
보-수사기관에 방대한 비호세력을 구축했기 때문에 번번히 빠져 나간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변호사 사무장을 지냈고, 어머니는 평범한 주부였던`평
범한 가정' 출신이다. 위로 두 누나가 있고, 밑으로 성호(33)-병호(30)씨
등 남동생 둘이 있다. 두 동생은 `형님을 도와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돼 있다. 검찰은 "인호씨가 둘째 동생인 성호씨를 이복동생이라고 진
술했으나, 친형제란 말도 있고, 실제로 `배 다른 형제'인지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본적지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주범 인호씨에 대해 검찰과 피해자들은 "부동산 경매브로커 또는 부동
산중개인으로 활약했던 두 누나로부터 실물경제를 배웠다."고 말한다. 부
동산 거래를 도와주거나 직접 거래하면서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법을 배웠
다는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어음을 할인하면서 수수료를 많이 챙기는 기
법도배웠고, 너무 많은 차익을 남기려다 10여 차례 고소도 당했다고 한다.
검찰은 두 누나도 이번 사기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는지 혐의를 두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단서가 잡히지 않아 소환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인
호씨는 누나들을 도와주며 번 돈과 전자회사에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92
년 용산전자상가에 `W전자'를 설립, 반도체 대행업을 하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백억원을 벌었다고 검찰에서 주장했다. 93년∼95년까지 3년
간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의 호황으로 엄청난 돈을 모았다는 주장이다. 하
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물론 반도체 수출로 돈을 좀 벌었지만, 그 때도
사기행각을 계속했다."고 반박했다.
둘째 동생 성호씨는 전도사는 아니지만 기독교 학교인 C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선교활동을 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성호씨는 최근까
지 `디지털 스퀘어' `디지털 시티' `제이드 시스템' `슈퍼 어메리카' 등
6개회사를 거느린 사업가 행세를 했다. 인호씨는 "반도체 부품의 수출입
방법과 환어음 교환 방법, 주가조작과 인수합병(M&A) 방법 등은 모두 동
생 성호씨로부터 배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1m80㎝의 훤칠한 키에 용
모가 잘생긴 `진짜 사업가'라고 동생을 자랑했다는 것이다.
성호씨는 93년초 한국에 왔다가 그해 3월 여권법 위반 혐의로 형인 인
호씨가 검거되자 필리핀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검찰은 그가 필리핀
으로 도주할 때 위조 여권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성호씨는 이후 올해 3월
4년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가 지난 10월31일 고소장 접수 하루 전에 다시
미국으로 도주했다. 검찰은 "그는 지난 몇달간 사기 피해자들이 서로 `내
돈부터 갚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요구에 시달리다 실제로 고소장을 접
수할 움직임을 보이자 급히 도주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성호씨가 미국에서 운영해온 6개 회사에 대해, 검찰은 모두가 `유령회
사'(PAPER COMPANY)였다고 밝혔다. 형인 인호씨의 요청으로 수출입을 가
장할때 활용하기 위해 세운 껍데기 회사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성호씨도 빈털털이는 아니다. 최근엔 샌프란시스코 인근 새
너제이(산호세?) 지역에 1백만달러짜리 저택을 짓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
다. 여기에 LA의 한국인 가정이 주로 보는 CA TV회사 KBC의 주식 40%를
소유한 실질 경영자란 것이다. 검찰은 성호씨가 수백억원대 재산가로 급
성장한 배경에는 한국에서 은행과 기업등을 상대로 사기친 돈의 상당액이
그에게 흘러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막내 병호씨는 여전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그는 홍콩에서 '슈
퍼컴 홍콩'과 '페임업'이란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회사 역
시 유령회사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인호씨가 허위수출과 수출면장 변조
등에 이용한 이름뿐인 회사라는 것이다. 인호씨는 "병호는 올해초 내가
혼인시켜 홍콩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뒤를 봐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어쨌든 이들 삼형제는 증권업계와 사채시장, 컴퓨터 부품 업계에서는
`통 큰 재산가'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이들 스스로 `어머니가 국내 7대 사
채업자'라거나 `조부가 과거 외무장관을 지낸 사람'이라고 허풍을 치고
다녔다. 특히 인호씨는 평소 지갑속에 수표와 채권 등 30∼40억원씩을 넣
고 다녔다고 피해자들은 전했다. 항상 최고급 호텔과 룸살롱만을 이용했
고, 썬그라스를 쓴 보디가드들의 호위를 받고 다녔다는 말도 들린다.
실제로 인호씨는 `큰 손'임을 과장하기 위해 `작전'(주가조작)을 도와
준 펀드 매니저와 증권 브로커들에게 모두 현찰로 사례금을 주었다고 검
찰은 밝혔다. 그는 이들에게 18억8천만원의 사례비를 11번에 걸쳐 나누어
주었는데, 특히 지난 7월26일 마지막으로 7억7천만원을 줄 때는 1만원짜
리 신권을 여행용 트렁크에 넣어 통째로 주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신권일 때 사과상자에 2억4천만원까지 들어간다는 것은 알았지만 여행용
가방에 7억7천만원이나 들어가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5일 이들이 편취한 사기금액이 법률적으로는 3천7백52억
원, 변제불가능한 실제 피해액은 1천8백억원대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
도가 나간 다음날 K사와 J사, M사 등도 각각 1백28억원과 30억, 41억 등
3백억원대의 사기를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 사기 피해액은 가뿐히 4천
억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변씨 형제들로부터 사기를 당했는데 어떻게
고소장을 만드느냐는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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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인호 사기 사건이란
유령 회사 차려 수출입업 간판
은행 등서 수출 결제금 가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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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5일,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안대희)는 ㈜중원 실제 경영자
변인호(40)씨 등 일당 13명이 최근 은행과 대기업 등을 상대로 벌인 초대
형사기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날 변씨와 교보증권 서초지
점 차장 윤석준(35), 증권 브로커 김남기(32)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사기
행각에 가담한 혐의로 변씨의 동생 성호(33)씨와 병호(30)씨 등 4명을 수
배했다.
경기 불황과 증시 불안을 이용해 대기업과 은행들을 상대로 3천7백52억
원의 사기 행각을 벌이고, 주가 조작을 통해 ㈜중원을 인수하고, 서너개
기업을 인수하려 시도하면서 71억7천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게 검찰
의 발표 요지다.
변씨는 '텔콤 반도체' 등 컴퓨터 주변 기기 수출입업을 가장한 5개 유
령회사를 차린 뒤 지난 3월 상장 회사인 ㈜중원을 인수, 쓰레기나 값싼 부
품을 수출입하고는 정상적인 수출입으로 속여 8개 은행 10개 지점으로부터
2천3백67억원의 네고 대금(미리 받는 수출 결제 대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
를 받고 있다.
변씨는 또 지난 2∼10월 사이 S사와 W사 등 수출 대행 업체에 "수출 물
건 구입 대금을 먼저 주면 고율의 수수료를 덧붙여주겠다"고 속여 물품 대
금 4백25억원, 자금난에 허덕이던 H사와 모 대학을 상대로 약속어음을 할
인해주겠다며 6백28억원 상당의 약속어음, S사로부터 모 가구 회사의 공개
매수 자금 투자 명목으로 3백32억원 어치 어음을 받아 가로채는 등 5개 기
업체를 상대로 1천3백85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변씨는 이와 함께 ㈜중원과 모 가구 회사 등 3개사 주식에 대한 '작전'
(주가 조작)을 벌여 71억7천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뒤 이를 도와준 교
보증권 윤 차장 등 펀드 매니저와 브로커 7명에게 사례비조로 18억8천만
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사 발표 다음날엔 K사,
M사, J사가 각각 1백28억원, 41억원, 30억원을 변씨 일당에게 사기당했다
고 고소장을 냈고, 10여개 업체가 추가로 고소장을 낼 계획이다. 사기 피
해액이 발표 다음날 4천억원을 넘어섰고, 변제가 불가능한 실제 피해액도
2천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로 인해 손해를 본 소액 투자자 2백11명은 이미 서울지법에 35억원
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국내외 은행들과 수출 대행업체, 수출보험공사
사이에 서로 피해를 줄여 보려 줄줄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움직임이다. 50억원 정도의 손해를 본 일본 은행도 소송을 낼 태세여서
이번 사건은 국제 송사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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