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김광현기자】지난 94년 구동독 주둔 러시아군이 독일에서 철
수할 때 미국과 독일은 철수하는 러시아장병들을 매수, 구소련군의 군사
기밀과 첨단장비들을 다량으로 빼냈다고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근호가 보
도했다.
당시 이 작전은 독일총리실의 승인 아래 미국방부와 독일국방부가
작성한 구소련군 장비및 비밀문건 리스트에 따라 독일정보부(BND) 등이
직접 나선 것으로, 독일통일직후인 지난 90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독일요원들은 러시아군 장교들을 술집이나 근사한 식당, 러시아군
부대 정문 앞 벼룩시장 등으로 불러내 소형 카메라, 복사기, 비디오 카메
라, 가전제품, 장난감 등의 물품을 주고 매수했다.
돈이 급한 러시아장교들은 값싼 중고 라다승용차로도 넘어왔다고
슈피겔은 폭로했다.
그 대가로 넘겨받은 장비중에는 최첨단 미그29 전투기의 동체컴퓨
터, 전투헬기 MI24의 피아식별장치 및 전투장비탐지장치 등이 포함돼 있
으며, 러시아 육군이 자랑하는 T80 전차의 엔진과 감시경 신형무기시스템
등이 사실상 통째로 넘어오기도 했다.
레이저로 조종되는 최신 9K116형 전차포의 기능설명서도 입수됐다.
여기에 구소련군 훈련통계, 암호책자, 모스크바 총참모부의 전략문
서, 구소련군 장성명단 등 수백건의 비밀문서들도 다량 입수됐다.
슈피겔은 이 매수작전 때문에 2명의 러시아군 장교들이 지금도 감
옥에 있으며, 3명의 독일정보부원들은 러시아군에서 입수한 물품들을 다
시 영국정보기관 MI6에 팔아넘기려한 혐의로 뮌헨검찰에 의해 사기및 매
수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