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유동근을 캐스팅하라." 방송사 드라마PD 이야기가 아니다.
대통령후보 선거 캠프에 떨어진 특명이다.

한나라당 최고위 당직자는 얼마전 유동근과 점심을 들며 TV연설
찬조연설자, 옥내집회 유세 지원자로 나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
졌다. 국민회의도 중진의원을 그에게 보냈다. 유동근은 김대중후보
TV대책반 팀장인 김한길의원의 부인 최명길과 '용의 눈물'에서 공연
한다는 인연이 있다.

이처럼 각 당이 유동근에 매달리는 이유는 그가 역사정치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용'의 역을 맡고있기 때문. 누구보다 유권자 마음
을 움직이는 힘을 지녔다고 각 당은 보고 있다. 게다가 그는 국감자
료에서 올해들어 8월까지만 출연료 2억3천6백만원을 올린 특급연기자
로, '애인'같은 멜로극에도 출연, 남녀노소 모두에 인기가 있다. 그
러나 유동근은 아직 어느 당에도 '오케이' 사인을 내지 않고 있다.

유동근씨 말고도 유명 TV탤런트와 진행자들은 자기 뜻과 상관없이
각 후보측과 관계가 각별하다는 설이 나돌고 있고, 일부 연기자는 입
당해 적극적으로 지지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를 지원하는 방송가 사람들로는 스포츠 해설
자로 이름을 날린 '빠떼루 아저씨' 김영준, 탤런트 이정길 등이 거론
된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측은 탤런트 최수종-하희라 부부, 성우
고은정이 찬조연설자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신당측은 얼마전 입당한
탤런트 서인석, 길용우가 지원유세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마다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연예인 찬조연설자 명단의 보안을
유지하고있다. 그러나 곧 정치판 '연예인 군단' 실체가 드러날 전망
이다. 92년 대선때는 탤런트 박규채 이덕화 등이 김영삼후보를, 탤런
트 정한용이 김대중후보를 지지했었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현행 선거관련 심의규정 중에는 '정당에 입
당하거나,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를 표명한 이는 시사정보 프로
그램을 진행할수 없다'는 조항이 유일하다"며 "본인이 직접 후보로
출마하지 않을 경우,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출연을 규제할 규정
은 없다"고 말했다. 극단적으로 후보 부인이 토크쇼에 나와도 각 당
형평성만 지키면 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방송중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발언을 하면
선거방송특별심의위원회가 사안별로 심의, 제재할 방침이다. '유동근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 요즘 여의도 방송가는 한동안 더 대통령 선
거바람에 흔들릴 것 같다. < 진성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