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초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시발된 세계화가 89년 사회주의권 붕
괴를 기점으로 전세계를 휩쓸면서 시장지상주의와 단일자본주의체제 논
리가 득세한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시장자유주의 원칙에 입각한 세계
화는 오직 경쟁과 효율만을 지고의 목표로 삼기에 인간 존중, 사회 배
려, 자연환경에 대한 절제심을 배제한다. 그래서 사회적 건강성과 생태
적 건강성, 형평과 정의에 근거한 민주주의 가치가 경시되는 경향이 다
분하다.
지금 세계화는 프랑스대혁명이후 역사적으로 긴 기간을 두고 세계체
제의 상층과 하층간에 맺어진 정치적 절충과 사회경제적 합의를 철저하
게 파괴하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폐해가 초래되고 있다는 것
이 이 책의 지적이다. 자본주의가 기본적으로 모순들을 안고 있지만 그
나마 하나의 체제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자본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기본적 복지와 참정권 보장이라는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
다. 그리고 국가의 통제기능, 자기조정 기능이 이 합의의 핵심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70년대초부터 이 합의는 세계화의 대세속에 밀려나고
자유시장주의 원리에 의해 대체되었다. 이후 세계는 세계시장의 무정부
적 전개에 휘말려 폴라니가 말하는 '악마의 맷돌'속에 개인도 분쇄되고
국가의 조정장치도 분쇄되는 극한점으로 치달았다.
지금 세계화는 인류 다수의 사회적 안정을 해치고 분열을 조장하는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20대 80의 사회'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잘 지적해준다. 즉 하층 80%의 불행 위에 상층
20%의 행복이 있는 사회인 것이다. 이런 결과는 시장자유주의가 초래하
는 긴축과 축소의 압박에 의해 초래되고 국가의 조정능력 상실에 의해
가속화된다. 특히 자본의 금융화와 금융브로커들의 고삐풀린 활동이 부
익부빈익빈 현상을 한층 악화시킨다는 것이 저자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