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이 4자회담 본회담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국제식량계
획(WFP)을 통해 대규모 식량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 워싱턴 포스트지는 23일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클린
턴 행정부는 최근 북한에 WFP를 통한 대규모 식량지원을 비공개적으로 약
속했다"면서 "WFP가 내달 국제사회에 요청할 대북식량 지원규모는 97년의
30만t을 세배 이상 웃도는 1백만t가량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정부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WFP 관계자들은 '1백만t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난해보다는 훨씬 큰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1일 예비회담에서 '사전 식량지원 보장'에 대한 종전 요구
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미국의 비공개 식량지원 약속에 따른
것인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미 정부로부터 북한에 식량지원을 약속했다는 말
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대북 식량지원으로 WFP에 17만7천t을 공급했으며,
내년에 WFP의 요청규모가 늘어나 국제사회가 충당하지 못하는 부족분은
우리 정부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한이 4자회담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은 식량을 지원받
을 경우, 4자회담에서 신뢰구축 조치와 식량제공을 연계한다는 정부의 방
침은 실효성을 상실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