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사치와 자본주의'
베르너 좀바르트 지음,
이필우 옮김,까치,9천원.

좀바르트는 이 책에서 근대 자본주의의 발전사에서 제기되는 몇가지
특정문제를 다루고 있다. 다른 많은 학자들과 좀바르트의 차이점은 경
제학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학문적 분석의 출발점을 인간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학, 역사학, 그리고 사회학에 대한 폭넓은 독서와 성찰을 바탕
으로 좀바르트가 근대 자본주의의 생성에 대해서 내린 결론은 아주 독
특하다. 남녀간 성관계나 여자, 그리고 사치 등과 같은 요인들이 자본
주의발전의 원동력이란 점이다. 당시만 아니라 오늘까지도 보통 사람들
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파격적인 주장이다. 왜냐하면 이 책이 발간
된후 백여년이 지난 지금도 대다수 사람들은 사치야말로 비난받아야 할
그무엇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좀바르트는 사치를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결국 기술혁신을 통
해서 익명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물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파악한다. 타인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우월감이 자본주의를 낳
았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이 이 책에
서 풍부한 역사적인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그는 "사치야말로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바로 사치는 부가 성장할 수 있는 원
천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사치는 왜 생겨났는가. 그는 "비합법적인 사랑 또는 세속화
한 연애의 합법적인 자식은 사치"라고 말한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궁정문화가 시중에 퍼지고 사랑의 세속화가 이
루어지게 된다. 이는 매춘의 확대를 뜻한다. 성적매력을 과시하는 고급
매춘부는 가정부인들을 경쟁의 장으로 끌어들이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소비증대와 시장확대가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좀바르트의 견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치
가 자본주의의 원동력이라는 주장은 인간 삶의 본질을 꿰뚫은 혜안이라
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일이 경제학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일찍부터 간파한 그의 통찰력에도 깊은 감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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