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에 대한 인식이 그새 많이 바뀌었다. 모델 등용문도 전보다 훨
씬 넓어졌다. 모델대회, 모델 박람회같은 여러 행사가 잇달아 열리면서
매년 수많은 모델을 배출한다. 하지만 훌륭한 모델 양성이라는 본래 취
지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많이 본다.

모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무척 많지만, 사실 시선을 받는 사람
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모델이 되기란 이렇듯 어려운 일이다.
모델 지망생에게 지망 목적을 물으면 순수 모델활동보다는 연예계 진출
에 더 큰 관심을 두는 예가 많다. 모델이 되는 것을 연예인이 되는 하
나의 코스쯤으로 생각한다.

요즘 세계적으로 모델지망생이 많아지는 추세지만, 한국에는 환상과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뜻밖에 많은 것 같다. 모델이란 50%는 하체, 팔,
목이 길고 피부가 좋은 신체조건을 타고 나야 한다. 나머지 50%는 몇년
동안 피나는 노력과 투쟁이 상호작용해서 이뤄진다.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정신 자세를 갖고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한 멋진 직업이다.

그런데도 막연한 동경심과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허상만 보고 모
델이 되려는 사람을 보면 무척 안타깝다.

일류 모델은 하루아침에 된 게 결코 아니다. 일이 꾸준히 있는 것도
아니고 모델료 차등을 두고 갈등도 겪어야 한다. 처절하게 노력하는 과
정은 생각지도 않고 모델이 되겠다고 쉽게 찾아오는 것은 의식이 부족
한 탓이다. 모델이란 대단히 프로페셔널한 직업이다. 철저한 프로의식
을 지닌 자만이 살아남는 세계다. 세밀히 분석하고 알아보고 난 뒤에
찾아와야 부작용이 없다.

지망자 연령층도 낮아졌다. 빨리 시작할 때의 장점이라면 발육기에
자세를 바르게 잡아줄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너무 일찍 어린
나이에 환상에 젖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수나 탤런트는 많은 시간을 들여 촬영이나 녹음을 한 뒤 면밀한
편집을 거쳐 상품을 내놓는다. 하지만 모델은 사진촬영이나 패션쇼 현
장에서 순간 포착으로 결정판을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천재적이지 않
으면 시선 끌기가 어렵고, 평균 2∼3년은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 노하우
를 쌓아야 웬만큼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특수고나 전문대에서 모델교육과 함께 어학, 문화, 의식화 교육을
병행해 제대로 교육받은 이들이 세계를 목표로 뛰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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