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 이동진기자 】 바람기 있는 매끈한 얼굴과 달리, 매
튜 매커너히(28)는 퍽 사려깊어 보였다. 13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리전시호텔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 내내 나직하고 설득력 있는 목소리
로 질문에 답했다.

"'아미스타드'는 내게 최상의 연기경험을 줬습니다. 스필버그 감독
아래서 모건 프리먼이나 안소니 홉킨스같은 대배우들과 공연할 수 있
었다는 것부터가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니었지요.".

그렇듯 '아미스타드'는 그의 연기 이력에 전환점을 이루는 작품으
로 꼽힐것 같다. 93년 스크린 데뷔후 일찌감치 '제2의 브래드 피트'
소리를 들을만큼 주목 받았지만 연기력은 특출날 것이 없었다. '타임
투 킬'과 '론 스타' '콘택트'로 각광받는 주연급 배우가 됐지만 연기
스타일은 언제나 '정의를 위해 싸우는 멋진 백인청년'쯤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아미스타드'에서 그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비로
소 인정받을 만한 연기를 했다.

흑인 인권에 헌신하는 백인변호사 역이라는 점에서 '아미스타드'
볼드윈은 사실 '타임 투 킬' 브리건스 변호사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매커너히는코에 걸친 작은 안경 너머로 상대를 흘겨보거나, 승리를 거
둔 뒤 법정에서 팔짝 뛰며 돌아서는 연기로, 조금은 경박하고 세속적
인 변호사 캐릭터를 훌륭히 창조해냈다.

"전에 맡은 역과도 다르고, 내 자신과도 전혀 다른 인물이라서 흥
미로웠습니다. 완전히 새 모습으로 배역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났지요.".

하지만 이제 그는 "주말이나 여름 휴가철에 심심풀이로 볼 수 있을
가벼운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악역도 해보고 싶네요.
내년에 개봉할 영화 '뉴튼 보이즈'에서는 은행강도 역을 맡게 됩니다.".

함께 일해온 거물급 감독들에 대해 촌평을 부탁했다. "조엘 슈마허
('타임투 킬')는 기술적 측면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가 중
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배우들간 조화지요. 로버트 저메키스('콘택트')
는 다양하게 기교를 부리기를 좋아합니다. 세트나 카메라 앵글뿐 아니
라 블루스크린을 통한 특수효과같은 것에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는
스필버그에 대해서는 "확고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위험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는 도전적 감독"이라고 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