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근 미국의 3대 메이저 영화사가 만든 모든 영화의 수입을
금지하고 합작논의 등 일체의 거래도 중단시켰다. 중국의 인권을 비판
하는 영화를 잇달아 제작한 할리우드에 대해 '만리장성' 이 선전포고
를 한것이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 영화는 '티베트에서의 7년'(트라이스타) '레
드 코너'(MGM) '쿤둔' (디즈니) 등.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티베트…'
는 중국의 티베트 침공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리처드 기어 주
연 '레드 코너'는 중국 사법제도를 비판했다. 티베트어로 '존재'라는
뜻의 '쿤둔'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삶을 통해 중국
의 야만적 탄압을 그렸다.
이에 대한 중국의 강도 높은 맞대응은 할리우드가 '인권'이라는 아
킬레스건을 건드렸기 때문이지만, 하필이면 지난달 장쩌민(강택민) 주
석의 방미기간동안 이들 영화를 개봉한데 대한 보복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다. '레드 코너'의 개봉일 연기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이다.
게다가 리처드 기어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동안 대규모 반중집
회에서 연설했고, 국빈만찬을 비꼬는 모임까지 열어 중국측의 분노를
샀다. 미국의 콧대에 자존심이 상한 중국이 시장 폐쇄로 맞선 이번 대
결은 정치적 감정이 빚은 '문화 전쟁'이라고 볼 수 있다.
총탄보다 문화가 더 강한 무기임을 보여주는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무신경을 탓하게 된다. 한-일간 현안들이 예민하게 불거지는
요즘, 한 TV에서는 일본의 인기 여가수를 흉내낸 요상한 패션을 소개
했다. 이건 자존심도 없는 문화 마조키즘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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