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이순원 스포츠댄스 아카데미'. 가볍게
손을 맞잡은 젊은 남녀들이 우아한 탱고 리듬에 맞춰 미끄러지듯 플로어
를 누빈다.

"투 스텝 링크,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리듬이 신나는 자이브(Jive)로 바뀌면서 발놀림이 더욱 빨라진다.

"자, 스톱 앤 고로, 이번엔 섀도우 포인트, 다시 플릭스 인투 브레
이크.".

암호같은 강사 구령에 따라 스텝을 밟고 턴하는 몸동작들이 능수능
란하다. 이른바 볼룸댄스(ballroom dance)를 추는 남녀들은 모두 20대
초반 대학생들이다.

'스포츠댄스를 즐기는 대학생들'에서 첫 자를 따 거꾸로 이름을 붙
인 대학연합 춤동아리 '대즐스' 회원들이다.

일요일마다 모여 춤솜씨를 키운다. 스포츠댄스라면 흔히 음침한
'카바레춤'을 연상한다. 하지만 대학생들 생각은 다르다. 밝고 건강한
레포츠이자 사교 문화로 여긴다.

송정희(22·성신여대 의류학과 4년)양은 "스포츠댄스 한다고 하면
모두 부러워한다"며 "친구도 사귀면서 즐겁게 운동하는 셈"이라고 말한
다.

김미영(23·이화여대 무용과 4년)양은 "배운지 1년됐지만,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부드럽고 우아한 월츠를 출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했다.

회장 정진오(26·경기대 체육학과 3년)군은 "처음엔 '춤바람'을 말
리던 부모가 자녀로부터 춤을 배워 함께 즐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회원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대학생 80
여명이다. 남녀 비율은 반반쯤이고, 2∼3학년이 많다. '경력' 1년쯤
되면 10여가지 춤을 두루 출 줄 안다고 한다. 뒤풀이로 나이트클럽에
라도 가면 스테이지는 대즐스 차지다. 템포에 따라룸바, 자이브, 차차
차로 이어지는 멋진 춤사위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손님들이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내고, 업주들은 "다음에 또 들러달
라"며 술 값을 받지 않기도 한다.

'프로급' 회원 12명으로 구성한 댄스팀 '샤세(chasse)'는 대학 축
제, 방송, 호텔 무도대회에도 자주 초대된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가 추던 멋진 탱고를 기억하는
대학생들에게 '대즐스'는 이렇게 손을 내민다.

"샬 위 댄스(우리 춤출까요)." < 양근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