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직장인들의 점심이 알뜰해지고 있다.
직장인들은 호황일때 자주 찾던 값 비싸고 풍성한 점심을
외면하고 2천∼4천원안팎의 값싼 점심을 찾고 있어
일식집, 복탕집, 한우전문점 등 고급음식점은 썰렁한반면
분식집, 설렁탕집 등 저렴한 식당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실제로 값싼 메뉴가 다양하게 구비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지하 음식상가의 경우 매일 낮 12시면 발디딜 틈이
없는 것은 물론 식사를 하기 위해서 10∼15분 가량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자린고비 직장인들은 아예 사무실 인근의 구청,경찰서 등의
구내식당에서 2천∼2천5백원짜리 점심을 즐기고 있는데 구내
식당에서 판매되는 음식은 살찔 염려가 없고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며 오히려 당당하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샌드위치와 간단한 음료로 점심을
때우는 신세대 직장인들도 많다.
제분회사 직원 宣奉圭씨(32.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호주머니 사정이 괜찮을 때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기도 했으나 요즘은 1주일에 2일 정도는 젊은
동료직원들끼리 회사앞 햄버거 가게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서울 강남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고급음식점들도 알뜰 직장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잇따라
점심용 특별메뉴를 염가로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의 고급식당들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큰 이익이 남지 않는 점심식사를 팔지 않았으나 불황이
계속되자 콧대를 스스로 낮춰 한우전문점에서
3천5백∼4천원대의 된장찌개,오징어볶음 등을 파는 곳을
흔히 볼 수 있다.
화려하고 비싼 가격으로 유명했던 28년 전통의
민속음식전문점 「못이저」는 여배우 金모씨(34)가 지난해
말 인수하면서 7천원짜리 만두국,5천원짜리
칼국수,8천원짜리 추어탕을 내놓기도 했다.
논현동의 유명 한식전문점 大苑의 대표 許南秀씨(39)는
『점심때 갈비식불고기와냉면,곱창전골,국수전골 등을
4천∼7천원씩 낮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도 손님들이
값싼 구내식당이나 분식점으로 몰려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