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정과 직장에서 얼마나 걱정이
많으십니까.
저는 우리 앞에 닥친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어느 정당에도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 어제 당적을 정리했습니다.
참으로 험난했던 40년 정당생활을 마감하는 저의 감회는 매우 각별합니다.
이제 임기를 4개월 남겨 놓은 저의 간절한 소망은 경제회복, 민생안정,
튼튼한 안보와 더불어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공명하게 치러 훌륭한 다음
대통령을 선출하는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21세기의 무한경쟁속에서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지도자를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입니다.
또한 이번 선거는 우리나라의 정치문화가 전진하느냐, 후퇴하느냐를
결정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입니다.
저는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와 돈 안드는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그 동안 두
차례나 정치관계 법률을 개정하면서 정치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날 우리 선거풍토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관권선거는 이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저는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 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이번 선거를 공정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는 결의를 밝힌 바 있습니다.
공명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우리가 겪어야 할 정치적 혼란과 국민적
상처가 얼마나 심각할 것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도 이제는 우리
선거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강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과열과 타락 현상은 국가위기로 나아가는 매우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 선거사상 유례가 없는 원색적인 인신공격과 악의에 찬 거짓선전,
그리고 근거 없는 낭설이 사실인양 공표되고 여과없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실정법에 엄연히 저촉되는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에 대한 비방 등이
정치활동의 전부인 것처럼 거리낌없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으면서 우선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고 보자는 식의
폭로와 비방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드는 일입니다. 선거의 생명은 올바른
후보선택을 위해 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데 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와
인신공격은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하여 선거의 공명성을 크게 해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후진국으로 전락하는 길입니다.
선거분위기가 이처럼 혼탁해지는데 선거관리를 맡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는 질책의 소리도 매우 높습니다.
이런 혼란과 무법을 더 이상 방치한다면 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질 수도 없고, 그 후유증은 매우 심각할 것입니다.
이런 선거풍토에서는 누가 당선되어도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선거분위기를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아 국가적 위기를 막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고자 합니다.
과열.타락 현상을 보이는 지금의 선거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모든
위법행위를 법에 따라 엄정히 다스리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인신비방 등이 자행되는 풍토를 정화하기
위해 정부의 권한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모든 선거관련 범법자는 소속정당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단호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선거사범은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라는 지난날의 관행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선거가 끝난 후에도 법집행을 엄격히
할 것입니다.
저는 각 정당에게 당부합니다. 15대 대선은 21세기의 비전을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정책대결의 한마당이 되어야 합니다.
세계는 지금 이 시각에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실정입니다. 우리 눈앞에는 국가안보, 경제회생, 민생안정 등 어느것
하나 쉬운 과제가 없습니다.
지금은 국민의 힘을 모으고 민생의 아픔을 달래 주는 정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국민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냉소와 절망을 주는 정치는 이제 청산해야
합니다.
각 정당은 역사 퇴보적이며 탈법적인 헐뜯기 정쟁을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언론인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의 언론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늘 정론으로 국민의 힘을
모으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왔습니다. 우리 언론인들은 정치권의 그릇된
정쟁을 감시하고, 국민에게 올바른 진상을 전달하여 바르게 판단을 내리게
하는 안내자가 되어 주기 바랍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진정한 민의의 잔치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정론을
통해 국민을 올바르게 이끌어 주기를 당부드립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탈법과 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냉철한 판단과
협력이 그 어느때 보다도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건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표를 모으려는 후보자나 그 추종자들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지난 민주화 투쟁의 시대에 끈질긴
민주역량을 발휘하여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다시 한번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발휘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오는 15대 대통령 선거를 민주주의 축제로 만드는 주역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저는 당면한 국가과제인 경제회생, 그리고 민생안정에 전념하면서
15대대통령 선거를 공명하게 치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국민 여러분에게
거듭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