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술도 노련해야…볶음밥·스테이크가 가장 힘들어 ##.

스즈키 도시유키.

철판구이는 20여년 전부터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요리
다. 일본요리라고는 하나 양식과 중식도 합쳐진 요리라고 말하는 것
이 더 옳을 것이다. 철판구이 재료로는 맛있게 구울 수 있는 것이라
면 무엇이라도 좋다.

철판구이를 할 때는 철판 온도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불을 세
게한 후 기름을 조금 뿌린 뒤 철판이 달궈지면 기름을 전부 닦아낸
다. 그래도 기름이 철판에 이미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재료가 눌러
붙지 않으면서 익게 된다.

철판 요리의 양념은 소금과 후추가 기본이다. 양념은 한번 뿌리
면 다시 걷어낼 수 없는데다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양념도'가 다르
기 때문에 일단 중간 정도에서 간을 맞추고 손님에따라 싱겁다고 하
는 분은 손님 옆에서 직접 간을 조절해준다. 이것도 철판 요리가 갖
는 장점 중 하나이다.

그리고 양념할 때도 그냥 뿌리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담아 뿌려
야 더 맛있다. 나는 소금과 후추를 뿌릴 때 '맛있게 돼라, 맛있게
돼라'를 속으로 외치며 애정을 담고 뿌린다. 그렇게 뿌려야 더 맛있
다. 손님 앞에서 직접 간을 볼 수가 없으므로 기술적으로 양을 조절
해야 한다.

철판구이는 손님 앞에서 행해지는 '예술'이기 때문에 주방 안에
서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더욱 더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요리사
의 기분이 불쾌하거나 기분이 나쁘다고 해도 절대로 찡그리면 안된
다. 웃는 얼굴이어야 손님도 기분이좋고 요리도 더 맛있게 된다. 가
끔 요리를 하다가 실패를 할 때도 있는데, 이 때도 손님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한다.

●스테이크는 온도 관리가 가장 중요.

대화술에도 노련함이 필요하다. 긴장하면 안된다. 신문이나 방
송에 나오는 최근의 이슈 등을 잘 알아야 한다. 연인이 온 경우에는
먼저 말을 걸어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또한 손님 성격에 따라 농담
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내 경험으로 가장 만들기 힘든 요리는 볶음밥과 스테이크다. 볶
음밥은 소금·후추·간장의 황금 비율을 맞추기가 힘들다. 스테이크
는 철판 바닥이 이미 달구어져 센불이 올라오기 때문에 고기가 타기
쉽다. 때문에 손님 기호에 맞춰 굽기를 조절하기가 어렵다. 내 경우
에는 가장 뜨거운 곳에서 처음 고기를 익힌 후 고기를 낮은 온도에
서 잠깐 쉬게 한다. 고기맛이 흘러나오지 않게 커피색깔의 '고기 벽'
을 만든다. 그래야 맛이 있다. 또한 어느 재료나 가장 먹기 좋게 구
워지는 온도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 관리가 중요하고 어렵다.

철판 요리와 잘 어울리는 음료로는 매실주, 스파클링 와인, 화
이트 와인, 레드 와인 등이 있다. 맥주를 마시면 배가 불러 요리 맛
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맥주는 금물이다.

철판 요리는 봄에 먹는 것이 제격이다. 요리 재료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철판 요리를 먹는 사람들의 국적에 따른 차이점을 보자면, 한국
사람들은 마늘칩(마늘을 얇게 져며 바삭바삭하게 굽는 것)을 무척이
나 좋아한다. 아마 한국 사람들에겐 김치 같은 강한 맛의 반찬이 항
상 필요해서도 그렇고 조상 때부터 마늘을 유달리 좋아하기 때문인
가보다. 또한 한국 사람들은 고추장을 좋아해 철판요리 소스로 고추
장을 찾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일본 사람은 이 마늘칩을 5분의1 정
도만 먹는다. 서양 사람들은 철판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
긴다. 도구를 돌리고 불을 붙이고 하는 등 '쇼'를 좋아한다.

요리에는 국경이 없다. 나는 예전에 양식을 만든 경험이 있어,초
콜릿 무스나 케이크 같은 것도 철판요리 후식으로 이용하고있다. 음
식을 담을 때도 원래 양식은 넓은 접시에 쫙 까는 것이 일반적이며,
일식은 오목한 공기에 수북이 담는다. 최근 철판요리의 세계화로 이
두가지를 조합, 약간 오목한 공기에 적당하게 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