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응원단 비교…'순수 아마추어' 대 '조직력의 프로' ##.

지난 11월1일 잠실벌은 한국과 일본의 미래로 수놓아졌다.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 양국 젊은이들의 상징처럼 돼버린 두 응원단
은 9월28일 도쿄 1차전에 이어 또다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
은 경기 후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품도 교환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은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안고 있는 양국이지만 응원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며 양국젊은이들의 성숙함을 높이 평가했다.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은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자발적인
응원 집단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코리아(혹은 저팬) 내셔널팀 서포
터(Korea National Team Supporter)'로 축구 국가대표팀을 위한 응원
조직임을 밝히고 있다.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은 애칭이다. 울트라
닛폰은 최근 애칭이 너무 길다는 이유로 '울트라스'로 이름을 바꿨다
고 한다.

두 조직의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20대 후반이다. 주로 대학생이나
젊은 회사원들이라는 점도 공통적이다. 하지만 울트라 닛폰에는 '자
발적 실업자'들도 있다고 한다. 응원을 본업으로 삼기위해 일부러 직
장을 갖지 않은 극성 팬들이다. 심지어 일부 극성팬은 "일본팀이 월
드컵에 진출하기 전까지 직장을 갖지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고 한
다.

붉은 악마나 울트라 닛폰 모두 공식적으론 '자발적 모임'이지만
탄생 배경은 차이가 있다. 붉은 악마가 들판에서 피어난 야생화라면
울트라 닛폰은 온실에서 피어난 화초다.

붉은 악마는 PC 통신을 모태로 출발했다. PC 통신 축구광들끼리
스스로 결성한 모임이다. 울트라 닛폰은 J리그의 프로팀과 일본축구
후원회라는 외곽 단체가 토양을 제공했다. 91년 출범한 J리그는 출범
전부터 각팀별로 팬클럽을 조직해왔는데 이들이 울트라 닛폰 주력 부
대를 형성하고 있다. 77년 결성된 일본축구후원회 회원들도 울트라
닛폰에 상당수 참가하고있다. J리그 팬클럽과 마찬가지로 '위에서 아
래로' 회원을 모집한 일본축구후원회는 현재 개인회원 4천명, 법인회
원 1백명 규모. 법인회원은 1계좌당 연간1만엔, 개인회원은 연회비 1
만엔을 내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축구후원회는 울트라 닛폰에
주요경기 일정 정보를 알려주고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일
본축구협회도 울트라 닛폰이 '12번째 선수'임을 공인해주고 있다. 때
문에 일본 국가대표팀에는 등번호 12를 단 선수가 없고 대신 울트라
닛폰이 경기장에 항상 12라는 숫자를 내건다.

●붉은 악마는 열린 조직, 울트라 닛폰은 닫힌 조직.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니폰'은 조직 운영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붉
은 악마는 PC통신을 거점으로 모두가 함께 참가하는 '열린조직'을 지
향하는 반면 울트라 닛폰은 소수의 리더들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또
붉은 악마는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한 아마추어 응원단을 지향하고 있
지만 울트라 닛폰은 '돈벌이'도 마다하지않는 등 '프로 응원단' 성격
이 짙다.

현재 붉은 악마에는 21명의 운영진이 있지만 모든 의사결정은 PC
통신을 통한 공개 토론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붉은 악마라는 애칭도
지난 6월 PC통신을 통해 공모한 뒤 투표로 결정했다고 한다. 또 광고
출연 거부등 주요사안도 회원들간의 토론으로 결정했다.이에 반해 울
트라 닛폰 조직은 30여명의 집행위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있다. 우
에다 아사히(24) 회장을 비롯한 집행위원들의 상당수는 축구 전문점
사장들. 이들은 울트라 닛폰과 대표팀 유니폼 등을 팔아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주요 경기가 열리면 여행사 등을 상대로 스폰서를 구
하기도 한다. 우에다 아사히 회장의 경우는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TV에도 종종 출연한다. 경기장에서 즉석 모금에 나서는 일도 있다.

조직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울트라 닛폰에 비해 붉은 악마
는 월드컵 예선을 치르며 회원들이 그때그때 십시일반으로 거둔 돈으
로 비용을 충당했다고 한다. 한·일 2차전 때는 대한축구협회가 반값
으로 마련해준 1천4백장의 표를 사면서 표값 1만원 외에 1만원씩 회
비를 거뒀다. 붉은 악마측은 "지금까지 외부 지원을 받은 것은 지난
도쿄 한·일 1차전 때 축구협회로부터 비행기값을 받은 것이 전부"라
고 말하고 있다.

울트라 닛폰은 조직의 규모와 역사에서 붉은 악마를 훨씬 앞지르
고 있다. 주요 경기마다 빠짐없이 참가하는 고정 회원들만 3천명선으
로 붉은 악마의 3백명에 비해 10배에 이른다. 또 붉은악마가 올해 갓
탄생한 어린 조직이지만 울트라 닛폰은 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93년
미국월드컵 예선전에서 이미 조직적인 응원전을 펼쳤고,95년 홍콩 다
이너스티컵 대회 때 울트라 닛폰이라는 공식 명칭을 선보였다.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은 응원 모습에서도 차이가 난다. 특히
양측의 응원가는 성격이 다르다. 붉은 악마들은 '독도는 우리땅' 등
우리노래를 즐겨부르지만 울트라 닛폰은 외국 노래들을 애용한다. 울
트라 닛폰이 즐겨부르는 응원가는 '올레(만세라는 스페인어)'로 시작
되는 아르헨티나 프로팀 리버플레이트의 응원가이고, 공식적인 주제
가는 영국 팝그룹 펫숍 보이스의 '고 웨스트(Go West)'. 붉은 악마의
한 관계자는 "울트라 닛폰의 응원은 지나치게 서구화됐다"고 평가하
기도 했다. 또 붉은 악마들이 꽹과리와 징을 두드리며 함성을 지르는
박력있는 응원을 펼치는 반면, 울트라 닛폰은 일제히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박수를 치는 조직적인 응원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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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응원에 인생을 건 축구전문점 사장
울트라 닛폰 우에다 아사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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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닛폰을 이끄는 우에다 아사히(24) 회장은 축구 응원에 인
생을 건 사람이다. 12살 때인 지난 85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일
전에서 일본이 패하는 것을 보고 축구응원 인생을 시작했다. 87년 서
울 올림픽 예선 때는 일본팀 골대 뒤로 몰려가 응원을 하자는 주장을
펴 축구 전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울트라 닛폰이라는 응원단 이름도 그가 지은 것. 고등학교 1학년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일본에서도 축구 응원 열기가 일어난다는
얘기를 친구로부터 전해듣고 유럽의 한 축구 응원단 이름을 본따 울
트라 닛폰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냈다. 그는 대학시절부터는 아예 학업
을 제쳐놓고 응원에만 열중했다. 독일에 공부하러 갔을 때 일본 대표
팀 경기가 있으면 학교에 거짓말하고 귀국한 일도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주요 경기가 있을 때마다 열성팬들과 함께 길거
리에 북을 치고 다니며 응원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현재 그는 도쿄
한 축구 경기장에서 축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번 우즈베키
스탄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전 때 우즈벡 관중이 던진 유리 파편에 맞
아 목에 부상을 입을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응원을 펼치고 있다. 그
는 현재 가로 17m, 세로 13m 대형 일장기를 들고 전국을 누비며 일
본인들의 월드컵진출 염원을 받아 적고 있다. 그리고 주요 경기 때마
다 이 일장기를 들고 경기장에 나타나 응원을 독려한다. 올 여름 국
내 하이텔 축구동호회 초청으로 한국·브라질전을 보러 온후 붉은 악
마들과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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