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정치권의 혼미 양상과 옥
외집회를 금지한 개정 선거법의 영향으로 선거관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
고 있다.
'돈은 묶고 말은 푸는' 선거법이 '행사와 종이를 묶는' 내용으로
강화되면서 선거특수가 사라진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가장 큰 영향
을 받는 업종은 제지업체.
대형 제지업체들은 개정 선거법이 선거홍보물의 범위를 종래 4종에
서 2종으로 제한, 인쇄주문 물량이 줄어들자 선거특수를 포기했다.
현재 제지업계가 선거홍보에 쓰일 것으로 추정하는 종이 물량은 1
만여t(80억원 어치). 92년 대선때의 2만여t에 비해 절반이하로 줄어든 규
모다.
한솔제지측은 "이 정도면 평소 재고량으로도 충분해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 여파는 인쇄업체들에도 미치고 있다.
서울 D인쇄 우모(56) 사장은 "예년 선거때는 법정기준을 초과한 인
쇄물량까지 주문받곤 했는데 올해는 여태 한 건의 주문도 없다"고 안타까
움을토로 했다.
선거때 통상 '한 몫' 잡았던 우편물 발송대행업체나 선거기획 이벤
트사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우편물 발송대행업체의 경우 후보자 개인별 서신발송이 금지되는
개정 선거법에 따라 평소 연말 연하장 물량 밖에는 기대할수 없게 됐다.
최소 5백억원 이상의 시장을 기대했던 이벤트사들은 개정 선거법으
로 치명상을 입었다.
이벤트서울 대표 오환선(36)씨는 "예전에는 신생사들이 우후죽순으
로 생기면서 시끌벅적했을 때인데 썰렁하기만하다"며 업계의 '심각한 불
황'을 걱정했다.
또 옥외집회때 각광을 받았던 이동영상차량 '점보트론' 대여 전문
업체나 14대 대선때 여당후보 진영에 헬기를 임대해 수익을 올렸던 한국
항공측도각 후보진영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웃는 업체들도 있다.
TV토론 및 여론조사의 활성화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여론조사기
관이나 옥내집회때 큰 효과를 내는 멀티비전 업체들의 경우이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각계로부터 여론조사 의뢰가 폭주하고 있
다"고 말했다.
불법선거운동을 단속해야할 행정 기관들은 할일이 없는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다. 검찰의 경우 단속 전담반을 구성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선거운동 현장에 조사반을 내보내고 각종 고발
에 시달려야할 선관위도 느긋하기는 마찬가지.
김호열 중앙선관위 공보관은 "각종 제도변화와 각 정당 내부사정으
로 인해 정당별 탈-불법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선관위로서도 한시름
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