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서는 2000년과 2001년 세계 디자인계의 눈길은 온통
한국으로 쏠리게 된다. 2000년엔 세계그래픽디자인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그래픽디자인단체협의회(ICOGRADA) 대회가 서울서 열리고
이듬해인 2001년엔 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대회가 서울서 열리
는 것.

ICOGRADA 서울대회를 유치한 지난달 25일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
스테 총회에서 임기 2년의 부회장으로 피선된 홍익대 안상수(안그라
픽스 대표) 교수는 "이렇게 굵직굵직한 디자인행사가 서울서 열리게
된 것은 민관이 똘똘 뭉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ICOGRADA
총회에도 유치단장인 노장우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장, 김광현 한국시
각정보디자인협회 차기회장, 통산부 담당자와 국제감각을 갖춘 디자
이너들이 참가해 투표자들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

그는 "양 대회가 열리면 다양한 관련 전시가 잇달아 열리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최소한 1천명 정도가 내한할 것"이라며
"엑스포나 올림픽처럼 이 대회는 국내 디자인의 발전을 앞당길 것으
로 본다"고 기대했다. 현재 국내의 디자이너는 약 30만명 정도에 이
르는데도 그동안 디자인이라면 '수출과 관련있는 무엇'이라고만 생각
해온 사회분위기도 바뀔 것이라고 안씨는 말했다.

국내 디자인계는 또 양대 대회를 영어 일색인 세계 디자인계 용어
에 한국어를 심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다. 바로 양대 대회의 주제인
'어울림'이다.

동과 서, 자연과 인간, 찬란함과 어두움을 두루 아우르는 '어울림'
의 개념이야말로 새로운 1000년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로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측의 제의로 파티에서 건배제의를 '어울림'
으로 통일할 정도로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안씨는 "20세기는 '이미지시대'라는 얘기가 많지만 이미 일본은 90
년대초부터 디자인을 전략산업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며 "우리도 언
론, 교육, 기업 등이 인식을 같이하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디자인 강
국이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