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보석허가 결정에 대한 각당의 반응은 매우 미묘했다. 신
한국당은 "법원고유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의혹 수사유보에 빗대 형평성문제를 제기했다. 국민회의
와 자민련은 말을 삼갔다.반면 민주당과 국민승리21은 "국민정서를 무
시한 결정"이라며 비난했다.
◆신한국당
신한국당내 주류측은 환영을 전제했지만,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
자금사건에 대해 수사유보 결정을 내린 검찰을 비판하는데 더 많은 비
중을 뒀다. 반면 비주류측은 내심 환영하면서도 공식언급은 자제했다.
이사철 대변인은 "똑같은 혐의(조세포탈)로 고발되고도 검찰이 수사
착수도 하지 않은 김대중총재 경우에 비춰볼 때 당연하고도 적절한 조
치"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검찰은 현철씨를 이례적으로
한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조세포탈혐의 등으로 구속시킨바 있으나, 똑
같은 범죄내용으로 고발된 김총재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착수하지 않았
다"며 검찰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이날 공식논평을 내지 않고, 정동영 대변인의 비공식논
평을 통해 당의 난처한 입장을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사법부 결정에
대해 왈가부가할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며, 사법부가 상응하는 기
준과 절차에 의해 판단했을 것"이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자민련 역
시 이날 현철씨 보석과 관련해 논평을 내지 않았다.
◆국민신당
황소웅대변인은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
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다시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에 의한 비리가 재
발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국민승리21
민주당과 국민승리21은 정치적 흥정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법원결정
을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 박연찬 부대변인은 "엄정하고 공평한 법
집행과 국민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보석결정은 거부
됐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 부대변인은 또 "항간에는 김영삼-김대중
회담의 결과로 비자금수사 유보와 보석이 밀실흥정됐다는 풍문도 떠돌
아다니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승리21은 "국민들은 아직 현
철씨를 용서하지 않았다"며"행여 있을지도 모를 석방과 관련한 뒷거래
를 염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