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들의 눈물젖은 삶이나 건강하게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
등 휴머니즘적인 작품으로 관심을 모아온 사진작가 윤주영씨가 7일부
터 12일까지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미술회관(02-760-4608)에서 작
품전을 갖는다. 전시주제는 '어머니의 세월'. 같은 제목의 사진집(눈
빛간)을 내고 그 출간 기념으로 전시를 마련한 것이다. 흑백사진 1백
1점의 출품작들은 윤씨가 사진에 입문한 이듬해인 80년부터 18년 동
안 촬영해 온 수만컷 중에서 골랐다.
"작품 속의 어머니들은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힘들게 삶을 꾸려가
는 분들입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우리사회 근대화의 주역인 어머니
들의 힘겨운 삶과 한숨, 눈물을 통해 요즘 젊은 세대들과의 거리감을
좁힐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그의 표현처럼 태안반도, 제주 성산읍, 울릉도 등 바닷가와 태백,
도계, 정선 등 탄광촌, 그리고 부안 고창의 농촌 등 아직 산업화 도
시화의 '때'가 덜 묻은 곳으로 파고들어 생활 깊숙이 렌즈를 들이민
끝에 나온 작품들 하나하나엔 모두 그네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가득
하다.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아낙들은 한 개라도 더 캐기 위해 작
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소변도 보러가지 않았다. 기차에 싣다가 흘러
떨어진 석탄을 주워담는 탄광촌 여인들은 자꾸 머리에서 떨어지는 또
아리를 아예 모자로 만들어 쓰고 있었다. 그밖에도 며느리는 양말바
람으로 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고 시어머니는 그 감을 주워담는 모습
에선 고부간의 정겨움, 장터에서 코흘리개 아들에게 붕어빵을 사먹이
는 어머니에게선 한없는 자식사랑의 느낌이 절로 전해져온다.
10년이 넘은 사진들이지만 윤씨에겐 지금도 척 보면 촬영당시의
상황과 아주머니의 이름까지 외울 정도로 애정이 깊은 것들이다. 이
때문에 1백장만 고르는데 무려 6개월이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한다. '농촌' '갯벌''어촌' '탄광촌' '장터' '축제' 등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되는 작품들의 맨 마지막 코너는 '어머니의 죽음', 즉 장
례식 장면으로 이어져 전체적으로 한국 여인들의 일생을 한 편의 소
설처럼엮 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