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응원단 '붉은 악마'에 끼여 관전을 하면서 한국인들의 축구에
관한 열정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한국에도 많은 독자를 가진 일본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무라카미 류
(45)가 30일 한국에 왔다. 오늘 열리는 월드컵 한일전을 취재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조일신문)에 싣기 위해서이다. 소설가가 스포츠 경기의 관
전평을 쓰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상대국 응원단에 끼여 경기를 보면서
분위기를 느껴본다는 것도 이색적인 일이다.
"축구를 좋아합니다. 요즘 일본 축구팬들은 일본팀에 대해 아주 실
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돈을 주고 브라질 등 외국의 유명선수들
을 J리그에 초청해 국제축구를 배운 결과가 고작 이것이냐는 불만이 터
져나오고 있습니다.".
다소 텁수룩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면서 웃음짓지만 눈매는 날카롭
다.
"한국선수들의 체력이 대단합니다. 감독의 전략도 한수 위인 것 같
고요. 무엇보다 한국은 월드컵에 이미 4번이나 출전한 경험이 있지 않
습니까. 그런 자신감이 지난번 도쿄에서 열린 경기때 완전히 드러났던
것같습니다.".
그는 당시 집에서 이 경기를 TV로 관람했다. '붉은 악마'가 응원하는
모습을 그때 처음 보았고, 나중에 일본방송에서 특집을 방영했을 때 유
심히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정열적이고 확 솟아오르는 한국민족의 특징을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도 있을 것도 같고…".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던 무라카미는
서울시내 음식점에서 곧 자신의 소설 '인터 미소스프' 한국어판을 펴낼
동방미디어 편집자들과 저녁을 함께 했다. 두달전 부천영화제때 자신이
감독한 영화 '교코'상영을 위해 방한했었던 그는 익숙한 솜씨로 한국음
식을 즐겼다.
그는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옆에 앉은 일행에게 먹는 법을 일일이
가르쳐 주었다. 그는 "이제 한국음식을 누구보다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특히 게장이 맛있어요. 일본음식은 부드러워서 노인들은 먹기가 좋지요"
하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