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찾기 원조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연출자 안국정씨 ##.

현재 KBS의 위성 방송을 총지휘하고 있는 안국정(53) 편성운영본부
장은 지난 83년 6월30일부터 11월14일까지 방영된 '이산가족을 찾습니
다'의 연출자였다. 사연 발표 5만3천1백62건, 총 상봉자 1만1백89명,
총 4백52시간45분에 이르는 세계 최장시간 생방송 기록 등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머드 방송을 이뤄낸 것이다. '그 사람이 보고 싶다'가 방영
되기 시작한 지난해 1월 안 본부장은 KBS 프로그램 제작을 총지휘하는
제작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그 사람이 보고 싶다'를 관심 깊게 보는지.

"제작본부장을 할 때는 스튜디오도 가끔 찾아가보는 등 많은 관심
을 가졌다. 현재는 공교롭게도 회의 시간과 겹쳐 자주 보지 못하는 편
이다. 식모살이 떠난 딸, 집안이 어려워 가출한 딸 등 우리 사회의 어
두운 면이 여과되지 않고 표출되기 때문에 이전에는 제작이 어려웠던
프로그램이었다. 그전 군사 정권 시절에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지
말라는 묵계 같은 것이 있었다. 요즘은 다들 잘 살기 때문에 옛날의
고생이라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떳떳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의의를 오늘날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분단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분단의 한 일각이 해결된다는
느낌, 가슴 뿌듯함을 온 국민에 심어주었다는 사실이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중 지금도 기억나는 감동적인 사연은 무
엇인지.

"대전에있는 오빠, 제주도에있는 여동생이 상봉하는 장면이었다.많
은 사람들을 울렸다. 사연도 사연이려니와 형제의 정, 이산가족의아픔
이란것 모두가 이 남매의 대화에서 절절이 드러났다. 지금까지도 TV를
통해 이보다 더 감정의 표출이 극적으로 된 사례를 보지 못했다.".

--당시 이산가족과 지금의 신이산가족간에 차이가 있다면.

"규모에서부터 다르다. 당시는 전쟁이 있었고 5백만명의 사상자와
1천만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이들 이산가족들은 타의에 의해 이산
가족이 된 사람들이다. 한편 신이산가족은 어려운 시기 생활고를 견디
다 못한 가족에 의해 일방적으로 버려진 사람들이다. 이산가족이 인위
적으로 생긴 3·8선이 만든 비극이라면 신이산가족은 국가가 국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생긴 불행이다.".

--방영이 끝나고 벌어졌던 일들을 얘기해 달라.

"1만명 이상이 만났는데 다들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혈육의
정을 확인했지만 그후 복잡한 여건 때문에 오히려 불행해진 경우도 많
이 봤다. 특히 이미 남남이 되어 만난 부부, 그리고 빈부 격차가 심한
경우 등은 만났을 때 그 뜨거운 열정은 사라지고 세월이라는 삭풍에
감정이 엷어져 심한경우 감정의 골이 더 깊게 패인 사례도 있다. 우리
는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가교 역할을 했을 뿐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만남 이후의 각자의 역할이다. '그 사람이 보고 싶다'에
서 상봉한 가족들도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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