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학년도 입시부터 서울대에서 처음 시행하는 학교장 추천제에 따라
각 일선 고교가 추천 학생 선정을 놓고 적지 않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추천후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9일부터 시작되는 추천학생 접수를 앞두고 각 고교에서
는 학교별로 배정된 두 명의 학생을 선정하기 위해 '교사 비밀투표'
'사전논술고사' '모의 면접시험' 등 각종 묘안을 짜내고 있다.

서울 건대부고의 경우 지난 27일 교감과 3학년 담임교사 등 15명으
로 구성된 진학지도위원회를 열어 비밀투표로 추천 학생을 결정했다.
문과 3명의 입후보 학생에 대해 담임교사들이 지지 연설을 한 뒤 권영
호 교장이 "양심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학생, 합격한 과에 꼭
다닐 학생에 표를 던져 달라"고 당부한 끝에 11표를 얻은 인류학과 지
망생을 선정했다.

한양여고는 지난주 국어과 교사들로 면접위원회를 구성해 문과 6명,
이과 3명 학생을 대상으로 모의 면접시험을 치렀다. 심사는 '말을 잘하
는 학생' 2명을 추천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잠실고는 최종 심사에 오른 1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논술
고사와 미리 제출받은 수학계획서를 반영했다. 이 학교의 3학년 담임교
사는 "'말하기'보다 '글쓰기' 실력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교과 성적과 봉사활동, 학생회 활동,
대외 수상 경력 등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학생들을 선발, 1∼2등권의
학생이 추천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성적 외의 개인별 특성을
기준으로 한 실험적 시도인 추천입학제가 바라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부형 강경숙(50·서울 송파구 오금
동)씨는 "기대와 달리 성적순으로만 추천돼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말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