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고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한마디로 고립무원이었다.

흔히 대정부질문은 야당 의원들이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면 여당 의
원들은 정부를 적극 옹호하거나, 적어도 "그만 해" 같은 야유로 야당 의
원들의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날 야당 의원들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과 차별화작업을 진행중인 신한국
당주류 의원들이 우리 경제를 '무능한 장수밑에서 이유도 모르고 죽어가
는 병사들'에 비유하는 등 자극적인 용어까지 동원해 야당 의원보다 '독
하게'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심정적으로 정부를 옹호할만한 세력은 김 대통령의 측근 출신이
주축인 여당 비주류 의원들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책회의 등을
하느라 대부분 참석하지 않아 고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더욱 외롭
게 했다.

이날 국무위원석은 내내 울상이었다. 고 총리는 정부를 비판하는 대
목이 나올 때마다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답변 때도 굳은 표정
을 풀지 못했다. 그동안 답변에서 소신에 찬 목소리로 야당 의원들의 논
리를 반박하기도 한 강경식부총리도 가끔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