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총재 측은 23일 청와대에서 개별 영수회담을 갖는
다고 한 데 대해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측근들은 회담의 내용과 형식 통보하는 스타일 등 모든 것이 마음
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정도의 중요한 일을 일체 사전 통보 없
이 보도를 통해 알고 조홍래 정무수석이 국민회의에 갔다가 두번째로
오고 또 회동 날짜도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24일 가장 먼저 만나기
로 한 것 등 다 그렇다고 했다. 동격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인제 전경
기지사를 부르는 데 대해 토를 다는 당직자도 있었다.
이총재측이 일정 문제를 이유로 들기는 했지만 날짜를 25일로 했다
가 순서의 맨 끝인 11월 1일로 조정한 것도 그런 감정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윤원중 비서실 부실장은 "오라니 가서 만나겠지만, 지금까지 개별
회담은 안하겠다더니 왜 느닷없이 개별 영수회담을 하려는지 잘 모르
겠다"며 "여럿 중 하나로 취급하는 데 우리가 기분 좋을 까닭이 있겠
느냐"고 말했다.
다른 한 당직자는 "엊그제까지 검토하지도 않더니 이총재가 회견을
하자 마자 그것도, 한꺼번에 다 만나는 것도 아니고 개별적으로 만난
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이제 당과 청와대는 특별한 관계
가 없다는 말을 이런 식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동에서 이 총재 측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한다. 김영삼대통령
에 대해 할 말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다 했기 때문에 가서 들을 뿐 따
로 전달할 메시지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만나면 정중히 대하기는
하겠지만 서운함을 토로하거나 유감을 표하는 등 머리를 숙이는 분위
기는 일체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하순봉 운영특보는 '만나면 사과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턱도 없
는 소리"라며 "무슨 사과할 것이 있어야 사과를 하지"라고 말했다. 그
는 "말을 하면 들을 뿐이지 따로 준비해갈 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