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박용근기자 >.

"사람들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멀리 날아가거라!".

폐기름을 흠뻑 뒤집어 쓰고 힘없이 땅에 떨어진 올빼미는 이틀만에 다
시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창공을 가로질렀다. 14일 오후 3시 울산시 북정
동 상동마을 함월산 중턱에서 학성동물병원 성기창 원장, 119구조대 이덕
수 소방장, 차영호 소방사, 박중규 소방교 등은 올빼미가 산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힘차게 박수를 쳤다. 밤새워 계면활성제로 기름을 닦아주고
먹이를 주며이 틀간 정성들여 돌본 성 원장은 못내 아쉬운듯 눈을 떼지
못했다.

울산 효문공단 주변을 날던 올빼미가 북구 연암동 한일이화㈜ 공장앞
주차장에 떨어진 것은 지난 13일 오후 4시쯤. 날개를 비롯한 온몸이 기름
으로 범벅된채 바닥에서 퍼덕이는 것을 회사직원 김홍길(37)씨가 발견하
고 119구조대에 신고를 했다.

"공단 인근 어딘가에 먹이를 찾아 내려왔다 마구 내다버린 폐기름덩어
리에 빠졌던 거죠. 간신히 날아가다 기름때문에 제대로 날개를 움직일 수
없어 기력을 잃고 땅에 떨어졌던 겁니다.".

119구조대가 급히 앰뷸런스에 실어 동물병원에 데려왔을 때 올빼미는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온 깃털을 곧추세우고 있었다. 몸무게는 20㎏
정도.

앉은 키는 50㎝, 양날개를 폈을 경우 1m가 넘는 덩치에 기운도 엄청
난 놈이라 달래기도 쉽지 않았다.

"인간의 이기적 생활때문에 새들이 이런 피해를 받는 일은 이제 더 이
상 없어야 할텐데….".

산에서 내려오며 성 원장과 119구조대원들은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